충청남도 당진 왕매실마을: 지극한 마음, 그윽한 향기로 채운 풍경

추천
등록일
2023-08-08
내용

뜨거운 햇살 아래 자연은 싱그러운 초록빛을 내며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짙은 녹음 속에서 맑고 깨끗한 기운이 흘러들어 몸과 마음이 절로 청명해져요. 
여름의 절정에서 제 빛깔과 향기를 마음껏 뿜어내는 매실나무.
깊고 그윽한 매실향을 따라 걸으며 자연을 한껏 품어봅니다.





무르익은 여름, 생동하는 마을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고속도로를 타고 달려 당진 왕매실마을이 가까워지자 푸르름이 손을 흔들며 반깁니다. 길가에는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음을 간지럽히고, 시선이 닿는 곳마다 펼쳐지는 초록빛 풀과 나뭇잎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기세가 등등합니다. 푸른 들판을 이루듯 연잎으로 가득 차 있는 오봉저수지는 탄성이 나오도록 화사한 장면을 연출하지요. 무채색의 도시에 익숙해져 있던 눈이 초록으로 시려요. 싱그러운 여름의 에너지가 마음에 스며들어 생기를 터트립니다.





서해의 따뜻한 볕과 바람이 머무는 곳

충남 당진은 태안반도에 위치해 서해를 접하고, 넓은 간척지와 낮은 구릉 사이 평원이 펼쳐져 오래전부터 농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서해의 따뜻한 볕과 바람을 맞으며 쌀과 고구마, 감자, 꽈리고추 등의 농산물이 재배되지요. 또한 당진은 독립운동가이자 농촌계몽운동가였던 심훈 작가의 소설 ‘상록수’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당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름 대표 과실인 ‘매실’이에요. 십여 년이 훌쩍 넘게 이어져 온 매실 축제, 매실로 만든 매실청, 매실 막걸리 등 당진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매실이 자리 잡게 된 데에는 마을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애정 어린 관심이 있었어요.

20여 년 전, 순성면 주민들은 마을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뜻을 모아 ‘고향 사랑 나무 심기 운동’을 펼쳤습니다.제멋대로 자라난 잡목으로 정돈되지 않았던 마을을 정비하기 위해 2001년 첫해에 왕벚나무 720그루를 당진 천 상류인 순성면 성북리에서 갈산리에 이르는 제방에 심었고, 2002년에는 순성면에 흐르는 큰 하천인 남원천을 중심으로 매실나무 1,000그루를 심었어요. 2003년에도 매실나무 2,500그루를 심었는데, 순성에 살고 있는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이곳이 고향인 각계분야의 인사들도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묘목을 보내고 기부하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이 같은 노력은 2005년까지 계속되어 약 3만 그루의 매실나무를 심었고, 마을도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어요. 주민들이 함께 심은 매실나무 덕에 매실은 당진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매실, 알고 먹어야 더 맛있다!


매실은 청매실과 황매실이 있습니다.
청매실은 성숙하기 이전의 매실이며 황매실은 잘 익은 매실을 말하지요.
황매실은 향이 좋고 부드럽지만, 쉽게 무르고 변질하여 국내에서는 주로 청매실이 유통됩니다.
하지만 덜 익은 매실의 씨앗에는 독성물질인 청산배당체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적당히 익은 매실은 상큼한 신맛이 나고, 덜 익은 매실은 쓴맛이 납니다.

알칼리성 식품인 매실에는 구연산과 사과산, 호박산, 주석산 등 유기산이 풍부한데,
유기산은 신맛을 내 위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므로 소화를 도와주고 식욕을 돋워주며 피로를 풀어줍니다.
특히 구연산은 항균, 살균력이 있어 각종 식중독균을 죽이기 때문에 여름에 먹으면 좋습니다.

매실은 색이 선명하고 알이 단단하며 흠이 없고 벌레 먹은 흔적이 없는 것이 싱싱합니다.
반으로 갈랐을 때 씨가 깨지지 않는 것이 좋은 매실이에요.
장아찌나 매실청 등을 만들 때는 매실의 껍질까지 사용하므로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매실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손으로 여러 번 비벼가며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순성 브루어리 전통주 '아미주'


순성 브루어리에서 제조되는 화제의 전통주 ‘아미주’는,
순성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미산(峨嵋山)’의 깨끗함을 부드럽게 담아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순성 서해안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해나루쌀과 순성 왕매실로 밑술을 담고,
저온 감압 방식으로 한 방울 한 방울 정성을 다해 내린 술이지요.
쌀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단맛과 매실의 화사함이 싱그러운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아미’라는 글로벌한 팬클럽을 보유한 그룹 BTS의 멤버에게
제작진이 ‘아미주’를 선물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매실의 모든 순간을 누리고 즐기는 마을

왕매실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순성 왕매실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왕매실 축제는 매실이 한창인 6월 중하순경에 열려요. 축제에서는 ‘매실 따기’ 체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먹거리 장터가 열리고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이 준비되어 있어 매년 많은 이들이 방문하지요. 왕매실마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특별한 것이 있는데 바로 ‘순성 양조장’과 ‘순성 브루어리’입니다. 직접 농사지은 매실로 빚은 전통 막걸리 ‘순성 왕매실 막걸리’는 2012년 우리술품평회에서 생막걸리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2022년에는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받아 그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100% 당진 해나루쌀과 품질 좋은 매실로 직접 청을 담아 만들었기에 깊고 부드러운 맛을 내며 숙취가 적은 것이 특징이에요. 순성 왕매실 막걸리는 살균하지 않은 생막걸리로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어요. 최근에는 ‘매화꽃비’ 막걸리를 새롭게 출시했는데, 순성 왕매실 막걸리보다 매실 함유량이 많아 매실의 깊은 향을 느낄 수 있어요.

2021년에는 ‘순성 브루어리’에서 매실을 넣은 지역 수제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했어요. 효모가 살아있는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이 나, 맥주 소비가 많은 젊은 층에서 맥주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지요. 맥주를 구입하는 것 외에도 수제 맥주 시음 및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왕매실마을은 숙박이 가능하여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야외 바비큐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극한 마음이 빚어낸 자연의 깊은 맛
왕매실마을은 봄에는 붉은빛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을을 채우고, 여름에는 초록빛 매실이 장관을 이룹니다. 매실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남원천 길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요. 코끝을 스치는 매실의 향긋함을 벗 삼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떤 기대감과 경이로움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알알이 매달린 매실은 마을의 풍요를 짐작게 합니다. 이 풍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리라 말이지요.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의 지극한 마음이 모여 이토록 풍요로운 초록빛 물결을 만들어 냈을 터입니다. 나무로부터 건너오는 맑은 기운과 함께 콧속 가득 매향을 들이고, 입을 씻어 매실의 깊은 맛을 음미합니다. 도처의 푸르름이 마음을 적시고 발걸음은 사뭇 가벼워집니다.





당진 왕매실마을 체험 프로그램



5~6월 매실 체험하기
당진 왕매실마을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면 매실이 열리는 6월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매실을 직접 수확하여 매실청과 매실 장아찌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매실 철이 아닌 시기에도 고구마 캐기, 딸기 수확하기 등 계절에 맞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어요.

상시
떡메로 쳐서 인절미 만들기, 매실 조청을 이용한 한과 만들기, 과일 식초와 피자 만들기 등 다양한 먹거리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상시
순성 브루어리에서 수제 맥주 시음을, 순성 양조장에서 막걸리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어요.

※  체험 프로그램은 사전에 전화 문의를 통해 예약해야 합니다.

문의  041-352-1446           주소  충청남도 당진시 순성면 매실로 394 
숙박  네이버에서 ‘왕매실마을’ 검색 후 예약 가능
제품 구매  순성 양조장 스토어팜(smartstore.naver.com/aotlfwhgkq)





주변 가볼 만한 곳

당진 왕매실마을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합덕성당은 초기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담고 있는 성당이에요. 1890년 예산군 고덕면 상궁리에 세워진 양촌성당이, 1899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합덕성당으로 명칭을 바꾸었어요. 합덕성당은 정면의 종탑이 쌍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외벽은 붉은 벽돌, 창의 둘레와 종탑의 각 모서리는 회색 벽돌로 쌓았으며, 창의 아랫부분과 종탑의 각 면에는 회색벽돌로 마름모 모양의 장식을 더하였지요.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합덕성당은 낮은 언덕에 자리하여 고요하고 아름다우며, 특히 가을에는 국화꽃이 활짝 피어 전경을 이룹니다. 관광은 물론, 인생 사진을 남기기도 더없이 좋은 명소지요. 합덕성당 외에도 왕매실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수국이 아름다운 '아미 미술관'과 대관람차가 있는 '삽교호 놀이동산' 등이 있습니다.



이한나 사진 박나연
첨부파일

댓글쓰기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