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로 빚은 맥주의 무한한 세계 : ‘감자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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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9-30
내용

수제 맥주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요즘,
강원도에서 자란 감자복숭아팥 등 우리 농산물로 맥주 시장에 뛰어든 이들이 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하여 제조한 로컬 수제 맥주는 어떤 맛이 날까.
감자아일랜드의 김규현안홍준 공동 대표와 함께
이색 맥주의 세계에 빠져보자.
 
글 박준영 사진 박나연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수제 맥주에 도전하다

예전부터 우리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획일화된 맥주에 길들여져 다양한 맛과 향이 있는 맥주에 아쉬움이 있었다하지만 2002년 소규모 맥주 면허 제도가 실시되고,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국내에 본격적으로 수제 맥주가 도입되어 주류시장의 붐을 일으켰다실제로 한국수제맥주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의 매출액은 1,520억 원에 달했다. 2013년 수제 맥주 시장 규모가 93억 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10년도 안 되어 주류시장의 뜨거운 아이템이 된 것이다.
 
창의적인 맛과 장인정신으로 뭉친 소규모 양조장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맥주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그 중에서도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김규현안홍준 대표가 운영하는 감자아일랜드의 감자맥주는 강원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자를 분말 처리하여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와 섞어서 양조한다원재료의 40% 정도를 감자를 사용하고 맥아 특유의 냄새를 덜어내 쌉싸래한 맛이 살아 있는 매력적인 수제 맥주다.

 

수제 맥주의 매력을 한껏 살린 우리 농산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감자아일랜드는 맥주 양조장을 함께 운영하는 수제 맥주 전문점이다매달 6,000L 이상의 맥주를 양조하고계절마다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맥주를 선보인다수제 맥주와 함께 소고기 감자볼피자치킨 등의 요리를 곁들일 수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학 선후배 사이였던 김규현안홍준 대표는 졸업 전 수강했던 창업 강의 중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과제로 지금의 감자아일랜드를 탄생시켰다강원도 하면 감자니까 감자로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조금은 단순한 생각에서였다그리고 맥주 공방에서 맥주 양조법을 배우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그 과정에서 농산물의 부가가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고색다른 변화에 대한 갈망이 생겼다.
 
맥주를 전문적으로 즐기는 분들이라면 양조되는 맥주 종류마다 발생하는 차이를 알 수 있지만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분들은 굳이 맥주 종류마다 다른 맛과 풍미를 세밀하게 신경 쓰지 않잖아요저희는 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분들이라도 직관적으로 맛의 다른 점을 느끼면서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수제 맥주로 색다르게 변신한 농산물은 감자만이 끝이 아니다강원도에서 자란 팥과 소양강 복숭아영월 토마토 등의 농산물을 분말 형태로 처리해 맥주의 부재료로 만들어 우리 농산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수제 맥주를 제조한다감자맥주에서 강원도 감자의 구수한 맛이 나듯팥맥주에는 진짜 팥맛이 나고복숭아맥주에는 복숭아맛이토마토맥주에는 토마토맛이 나도록 맥주를 개발한다.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인 감자맥주

김규현안홍준 대표는 감자맥주 출시를 준비하면서 매년 생산되는 감자의 30% 정도가 소비가 안 되어 버려지거나 저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우리나라에서 감자를 소비하는 형태가 원물 그대로 식재료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수한 상황을 맞게 되면 소비량이 감소한다감자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농산물에 해당되는 사정이다단적인 예로 지난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급식이 중단되면서 농산물 소비가 급감하였고이는 그대로 농가의 피해로 돌아갔었다게다가 간편식대체식 등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농산물의 원물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 실정이다. ‘감자아일랜드는 이런 농산물 소비의 변화를 받아들이고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매개가 되고 싶다.
 
감자맥주처럼 원물의 가공 비율을 높여서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낸다면 농가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한 맥주를 만들어 우리 농산물의 소비를 늘리고 농가소득에도 도움을 주자는 목표를 갖게 되었지요맥주를 양조하면서 감자복숭아토마토 등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감자아일랜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강원도 등에서 주관하는 각종 창업 대회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을 받았다. ‘감자로 맥주를 만들 수 있는지’, ‘감자맥주는 어떤 맛이 나는지와 같은 직관적인 호기심을 유발하며 감자맥주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사람들은 감자맥주를 맛보고 농산물의 멋진 변신에 감탄을 쏟아냈다그 결과각종 대회의 상금을 휩쓸고 그들의 꿈을 본격적으로 실현해줄 양조장의 탄생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평범한 생각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에 젊은 패기와 열정이 더해져 우리 농산물과 주류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해가는 진심이 담긴 ‘로컬리티’

김규현안홍준 대표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수제 맥주 개발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감자아일랜드를 세우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랐다하지만 강원도 춘천의 우두동 사람들은 젊은 이들의 쉼 없는 열정과 노력에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그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자, ‘우두동 사람들이라는 맥주를 만들었다열악한 환경에서도 지역 주민들과 공존하며 성장한 만큼 그들은 늘 로컬리티라는 단어를 마음 속에 새기며 꿈을 펼쳐가고 있다.
 
처음부터 우리 지역의 감자로 시작했기 때문에 로컬리티에 대한 생각이 깊었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어요지역을 상징하는 농산물 외에도 지역 사람들스토리를 콘텐츠로 담아내고 싶은 바람입니다.”
 
감자아일랜드는 강원도 춘천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박람회나 팝업 스토어를 개최하면 많은 사람들이 감자맥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서는 한 맥주로 떠올랐다. ‘감자아일랜드의 인기는 청년들의 열정과 우리 농산물이 가진 힘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응원들이 뭉쳐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규현안홍준 대표는 지역 원료를 사용한 새로운 맥주 개발 외에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사진전과 같이 감자아일랜드와 지역이 가진 매력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 개발을 꿈꾸고 있다그들의 최종 꿈은 가장 지역적인 것으로 가장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그들의 꿈처럼 로컬리티 콘텐츠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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