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 식품 박순애 명인, 전통과 새로움 사이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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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9-29
내용

연일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간식들이 즐비한 요즘이라지만눈과 입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이라면 우리 전통 간식인 한과를 빼놓을 수 없다고급 식품이라는 편견을 깨고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 한과대한민국식품명인 박순애 명인과 함께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한과의 맛과 멋을 찾아보았다.
 
글 박준영 사진 박나연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 더욱 건강한 전통 간식, 한과

삼국사기에 처음 기록된 한과는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전통 간식이다사용되는 재료만드는 방법에 따라 모양과 맛이 달라져 종류만 300여 가지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 눈과 입을 사로잡기에 안성맞춤이다최근 전통 간식들이 인기를 끌면서 한과도 주목받고 있다. 40년 넘게 한과를 만들기 시작하여 대한민국식품명인 자격까지 인증 받은 박순애 명인에게 전통 간식인 한과의 가치에 대해 물었다.
 
사람들이 건강에 대해 예전보다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자연스럽게 전통 간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전통 음식의 장점은 세 가지가 있어요첫 번째는 첨가제를 쓰지 않습니다첨가제를 안 쓰다 보니 당연히 건강에도 좋고요두 번째는 발효식품이라는 점이에요발효를 시키니까 유통기한이 길어져언제든 먹을 수 있고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죠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농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에요사용하는 재료가 다양하다 보니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박순애 명인은 유년시절을 서울에서 보내고 송강 정철의 처가이기도 한 담양 문화 유 씨 가문의 6대 종가에 시집을 가면서 지금의 전라남도 담양으로 내려왔다그리고 종갓집 며느리로 제사상과 잔칫상을 차리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한과 제조비법을 전수받게 됐다.
 
시집와서 딸기 농사부터 시작하여 영지버섯배추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였지만 서울에서 내려와 아는 농사지식이 부족하여 여러 실패를 경험했어요결국 생계를 위해 한과를 만들게 되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박순애 명인은 엿강정으로 한과 명인으로 지정됐다명인이 만든 엿강정은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쌀엿과 조청 제조기법을 사용하는데전통적인 맛을 잘 재현하면서 주변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그리고 1997년에 전통식품으로 지정을 받으면서 공장을 만들게 되어 본격적으로 한과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과는 전통 제조법과 정성이 깃든 품격이 있는 식품이다무엇보다 자연에서 얻은 찹쌀보리수수율무 등의 건강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여 고유한 맛이 살아 있는 것이 으뜸이다아름다운 색으로 눈길을 사로잡고깊은 맛으로 감동을 더하는 박순애 명인의 한과는 전통식품의 자부심이라 할 만하다.

전통의 맛을 현대에 녹이다

박순애 명인은 한과 제조 외에도 농산물을 활용한 간식 개발과 전통 간식의 현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기존에 운영하던 한과 회사인 아루화’ 외에도 이장님라이프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으며 간식 개발에 더욱 힘을 쏟기 시작했다.
 
박순애 명인이 이렇게 간식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전통 간식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마카롱과 같은 외국에서 시작된 간식은 밀가루가 주재료가 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전통 간식에는 깨두부콩가루 등 여러 종류의 식재료를 활용하여 새로운 종류의 간식을 개발할 수 있다그것이 한과의 형태이든과자의 형태이든 요즘 사람들의 눈과 입맛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일 수 있다그렇기에 우리의 전통 제조법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의 식재료를 고민 중이다특히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여러 식재료들은 요즘처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득될 수 있다.
 
한과가 본격적으로 백화점에 입점되었을 때는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근데 서양음식과 과자한테 밀리고우리 농산물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가격도 비싸지면서 소비자들한테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그래서 한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간편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간식으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한과에 대한 편견을 깨고 많은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새로운 브랜드까지 만들게 된 것이죠.”
 
명인은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초코 한과’, ‘인절미 스낵’, 영양바’, ‘두부칩’ 등 우리 농산물과 전통 제조법을 활용한 새로운 간식들을 선보이고 있다이런 간식들은 건강을 생각하는 어르신들은 물론전통 입맛을 선호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전통 간식의 대중화를 위해 명인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것에 대한 귀한 결실이 아닐 수 없다.
 

‘한과’의 대중화를 꿈꾸다

최근 다양한 간식이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디저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자연스럽게 한과와 같은 전통 간식들도 이전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한과는 가격이 비싸고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 필요한 선물용이라는 인식은 여전하다박순애 명인은 한과의 대중화를 위해 강정다식유과 만들기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전통식품 명인으로서 의미 있는 행보도 이어오고 있다.
 
한과는 선물용으로 어울리는 식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이런 인식이 장기간 형성되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변화시키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그래서 한과 체험교실을 운영하면서 한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대중화하려고 노력 중이에요한과를 직접 만들어보고 먹어보면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40년 넘게 한과를 만들면서도 한과 만들기가 너무 좋아서 단 한 번도 지친 적이 없다는 박순애 명인짧은 시간의 인터뷰에도 명인의 한과에 대한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누구보다 앞장서서 전통 간식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 남은 목표는 무엇일까?

일상 속에서 자주 찾게 되는 한과를 만들고 싶어요영화관에 갔을 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팝콘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 손에 팝콘 대신 한과를 들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생각했었거든요우리 국민 모두가 한과를 먹고 전통 간식에 대한 매력을 알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여러 시도들을 할 계획입니다나아가 김치처럼 우리나라 하면 떠오를 수 있는 식품이 한과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박순애 명인의 '감말랭이 엿강정' 만들기

재료:
현미 튀밥 1,000mL, 찹쌀 튀밥 1,000mL, 조청 300g, 감말랭이식용유 1T, 설탕 1T, 강정 틀위생 비닐
 
만드는 법:
①, ② 식용유 한 스푼조청 한 국자설탕 한 스푼을 프라이팬에 넣고 조청이 끓기 전까지 저어 준다.
 튀밥과 조청을 섞어 준다이때 튀밥과 감말랭이를 함께 넣으면 맛과 영양이 배가 된다.
 강정 틀에 튀밥을 부어준다.
⑤, 튀밥을 밀대로 밀어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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