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포도 껍질의 ‘하얀 가루’, 먹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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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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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일품인 포도가 한창 제철을 맞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농업기술이 발달하며 다양한 품종의 포도도 맛볼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포도 껍질을 잘 살펴보면 유독 하얀색 가루가 묻어 있는 걸 자주 보게 되는데요.

이 가루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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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가루의 정체는 농약이 아닌 과분(果粉)


포도나 자두, 블루베리 등의 과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흰색 가루. 농약이나 먼지 같은 이물질은 아닐까 걱정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 가루의 정체는 과분(果粉)으로, 말 그대로 과일이 만드는 가루입니다. 과실이 커지며 표피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것으로, 미세한 돌기 구조를 이루고 있어 외부 이물질로부터의 오염을 예방해 주죠. 비가 오는 날에 연꽃잎이 물에 젖지 않고 물방울을 튕겨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농약 유무에 따른 포도 과립 외관 차이>, 농촌진흥청


과분이 잘 형성된 포도는 따로 세척하지 않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하는데요. 농약이 많이 묻은 포도는 농약으로 인한 얼룩무늬가 나타나고, 농약이 없는 포도는 흰 과립이 고르게 덮여있는 경우가 많으니 잘 알고 구분할 수 있으면 좋겠죠?

 

| ‘과분해도 나쁘지 않아!



이처럼 과분은 신선함과 안전성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과분은 외부 먼지나 오염 물질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과실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과일 표면에 과분이 고르게 잘 분포되어 있다면, 그만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포도 캠벨얼리의 봉지재배 여부에 따른 포도송이 외관 및 전자현미경 상의 차이>, 농촌진흥청


특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포도는 비가림 시설에서 포도송이마다 봉지를 씌워 재배하기때문에 과분이 잘 형성된 포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과분의 유무가 과일의 신선도를 나타내는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재배 과정에서 빗물에 의해 씻겨 나갈 수 있고, 세척을 할 때 함께 제거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과분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고 현명하게 구매할 수 있는 여러분의 소비 능력입니다.

 

| 포동포동 포도, 더 맛있게 즐기기

한 알 한 알 떼어먹는 재미 가득한 포도! 제철을 맞아 더 맛있고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구매 요령부터 세척법과 보관법까지 콕콕 집어 알려드리겠습니다.

 

- 구매 팁: “농식품 국가인증마크 확인하기

농식품 국가인증제도는 품질·원료·재배 환경에 있어 특정한 조건을 갖춘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해 국가가 품질과 안전성을 인증해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인증제도가 있지만, 미생물 오염이나 식중독 위험이 높은 여름철에는 농산물 우수관리인증(GAP)’을 눈여겨보면 좋은데요. GAP인증은 농업 환경에 잔류할 수 있는 농약, 중금속, 미생물 등의 위해요소로부터 안전함을 증명하는 인증으로, 까다로운 심사와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해당 인증마크가 부착된 농산물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무농약이나 유기농인증마크도 장을 볼 때 잘 확인하여 구매하면 좋습니다.

 

- 세척 팁: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헹구기

포도는 외관 특성상 알 하나하나 씻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이럴 때는 송이째 물에 1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잘 헹궈 먹으면 좋은데요. 이때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조금 뿌려 함께 담궈두면 기포가 생기면서 포도알에 붙어있는 잔류농약이나 각종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면 과육이 물러지거나 맛이 밍밍하게 변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세척 후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보관 팁: “물기를 없앤 후 개별 포장해 냉장 보관

포도는 얇은 껍질과 연한 과육을 가지고 있는 만큼 빠르게 먹는 게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보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렇게 해보세요. 먼저 상처가 나거나 물러진 과육은 곰팡이가 쉽게 필 수 있으므로 제거해 줍니다. 이후 신문지로 한 송이씩 감싸 냉장고에 보관해 주면 2~3주까지는 싱싱하게 포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장기 보관을 할 때는 세척을 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는 게 좋지만, 부득이하게 세척 후 남는 포도를 보관할 때는 키친타올로 물기를 꼼꼼히 없애주는 것이 좋습니다.


감수 | 허윤영(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참고 | 농사로(www.nongsaro.go.kr) / 농촌진흥청(www.rd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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