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맥주, 양양은 서핑…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지역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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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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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2/01/04/LSU37CUWTZHI5FM57N75HTVR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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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오전 제주도 애월읍 ‘9.81 파크’.

수십명의 관광객이 레이싱카 경기장 입구에 줄을 서 있었다.


스타트업 모노리스가 2020년 7월 개장한 9.81파크는

 자동차 공학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테마파크이다.

이곳의 대표 상품인 ‘레이스 981′은 무동력 카트를 타고 최대 시속 60㎞의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9.81파크의 누적 방문자가 90만명에 이르면서,

창투사들이 평가한 모노리스의 기업 가치는 약 1500억원으로 치솟았다.

김종석 모노리스 공동대표는 “제주도는 연간 1500만명이 놀러오는 국제 관광지이고

새로운 놀거리와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며 “9.81파크처럼

대규모 친환경 놀이공원이 들어서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했다.


관광 자원이나 먹거리 같은 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로컬 스타트업들이 지역 창업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인터넷 기반의 서울·판교 스타트업과 달리,

지역 밀착형 창업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산업단지조차 들어서기 힘들었던 지역에서

젊은이가 선호할 만한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창업 볼모지에 관광 벤처 밸리


스타트업 볼모지나 다름없던

강원도는 코로나 이후 관광 스타트업 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에서 벤처캐피털을 운영하는 소풍 벤처스 관계자는

 “강원도에는 연간 관광객 1000만명 이상 도시가 5군데나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10여 군데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서피비치는 강원도 양양을 서퍼의 성지로 만들고, 서핑 대중화를 이끌면서

강원도의 대표 스타트업이 됐다.


서피비치는 2015년 낙후 해변인 양양에서 컨테이너 건물 두 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해변 300m에 걸쳐 1000평이 넘는 서핑스쿨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준 서피비치 대표는 “성수기인 6~9월엔 주말 하루 2만~3만명씩 찾아오고

주중에도 하루 5000명씩 방문한다”며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지난해에도 방문객이 130만명이었다”고 했다.



양양에 서핑붐이 확산되자,

기술과 레저를 결합시키는 스타트업도 생겨났다.

WSB팜은 양양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해변에 웹캠을 설치해

현지 날씨와 파도 상태를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서핑 스쿨·숙박·식당을 소개하는 지역 정보와 서핑용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서퍼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채팅 기능도 제공한다. 최근 가입자가 6만명까지 늘어났다.


지역 자연 경관과 지역 문화를 결합한 식음료·숙박 스타트업도 확산되고 있다

제주맥주·해녀의 부엌·다자요(이상 제주), 칠성조선소·팜일레븐(이상 강원)이 대표적이다.

제주맥주를 들고 있는 모습

지난해 5월 맥주 업계에서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제주맥주는 제주를 상징하는 깨끗한 물과 에메랄드빛 바다,

바람의 이미지를 맥주의 청량감으로 연결했다.


전정환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제주엔 관광객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관광, 식음료 분야 스타트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실험하는 테스트 베드로도 적합하다”라고 했다.


◇퇴근 후 서핑 가능한 ‘워케이션’


국내 여행이 확산되면서 경남 남해에도 관광 자원을 활용한 창업이 싹트고 있다.

헤테로토피아는 2016년부터 남해의 근대건축물인 돌창고를 전시·공연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남해 지역 식재료를 이용한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며 관광객들을 불러모았다.

 남해에서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집짓기, 농사, 농기계 사용을 가르치는

 ‘팜프라’는 청년층의 높은 관심을 모으며 경남 대표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지역 창업은 현지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고령화된 관광 산업에 새로운 인력을 투입하는 효과도 있다.

서피비치의 경우 강원 출신 7명, 외지 출신 13명으로 이뤄진 정규직 20명에

매년 5~11월마다 비정규직으로 80명씩 고용하고 있다. 2023년 180명까지 직원을 늘리는 게 목표다.

휴가지에서 여가를 즐기며 일을 하는 ‘워케이션’이 확산된 것도 지역 스타트업 열풍에 한몫했다.

제주맥주 양조장의 한 직원은 “서울의 한 대형 맥주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제주 바다와

스킨스쿠버가 좋아서 제주맥주로 이직했다”면서 “가족과 함께 서핑?승마를 즐기기 위해서


 제주 근무를 자처하는 직원도 있다”고 했다. 제주도의 영어학습용 게임 앱 개발사

 캐치잇플레이의 최원규 대표는 “바다 낚시를 원 없이 즐기고 싶다며 서울에서 지원해

입사한 개발자 직원이 있다”면서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한라산 풍경과 걸어서 갈 수 있는

해변 덕분에 젊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다”라고 했다.


- 출처 : 조선일보(변희원, 이벌찬 기자)

  *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2/01/04/LSU37CUWTZHI5FM57N75HTVR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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