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항노화·항비만 효과…‘붉은 다이아몬드’ 이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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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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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보석에 비유돼 각종 문양과 보석 장식에 사용됐다. 특히나 과육 하나에 약 800개의 석류알이 영글어 맺히기에 다산과 같은 번영이나 야망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붉은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가진 석류의 제철은 9∼12월이다. 2006년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음료 광고 카피로 대중에게 익숙해진 과일이기도 하다. 당시 해당 제품이 국내 음료 신제품 중 최단 기간 매출 100억원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석류는 사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기도 하다.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인도 북부가 원산지로, 인류의 첫 재배 시기를 기원전 5천년께까지 추정한다. 인류가 가장 처음 재배한 과일나무 중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한반도에 들어온 것도 고려 무신정권 말기인 고종(1213~1259) 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전통 혼례복에도 다산을 상징하는 문양의 하나로 석류가 새겨진다.
9∼12월 제철…씨앗·껍질까지 ‘영양소’
이처럼 긴 역사를 자랑하는 석류는 지역과 민족을 가리지 않고 귀한 과일로 취급받았다. 영롱한 붉은빛의 석류알(종자)은 가넷(석류석)과 같은 붉은 보석에 비유돼 각종 문양과 보석 장식에 사용됐다. 특히나 과육 하나에 약 800개의 석류알이 영글어 맺히기에 다산과 같은 번영이나 야망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석류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데는 화려한 외향적 영향도 있지만, 과일 속 풍부한 영양소 덕분이기도 하다.
석류의 부위별 주요 기능 성분.
여성 건강 지켜주고 저속 노화에 도움
석류의 대표적 기능 성분은 완경기 여성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피토에스트로겐)이다. 하지만 여성 건강뿐 아니라 항산화·항노화 물질도 풍부해 성별을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 모두가 건강을 위해 섭취하기 좋다. 이 때문에 최근 주목받는 ‘저속노화 식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식물은 부위별로 기능 성분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석류가 그 대표적인 예”라면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석류 씨앗에 많은데, 전체 성분에선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석류의 붉은색은 안토시아닌과 엘라지탄닌 성분에서 유래하며 내는 빛깔”이라며 “이 외에도 비타민C, 구연산, 레몬산(시트르산) 등의 유기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석류 추출물 섞은 홍초 8주 복용 땐 항비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다만 석류의 건강상 이점을 오롯이 섭취하기 위해선 과일 부위별로 함유하는 성분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석류알 중에서도 씨앗을 덮고 있는 알맹이만 섭취한다면 석류의 이로운 영양분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맹이엔 유기산, 안토시아닌 등의 성분이 약간 함유했으나 수분과 당분이 대부분이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피토에스트로겐 성분은 석류씨에 가장 많고 폴리페놀, 이소플라본 등의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특히 섭취하기 힘들어 대개 버리기는 껍질(과육) 부분도 항산화·항노화 물질로 이뤄졌다. 탄닌,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이다. 이 성분들은 체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해 일부 항암 효과 등 여러 건강상 이익을 준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신체 대사활동도 활성화해 항비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14년 권오란 교수 연구팀은 석류 추출물을 섞은 홍초 200㎖를 매일 8주간 복용했을 때 세포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효소(AMPK)가 활성화하며 항비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의 여성 비만병 환자 78명이 이 연구에 참여했다. AMPK는 근육이나 간에서는 당, 지방, 콜레스테롤 등의 분해와 합성을 조절하기에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의 표적 물질이기도 하다. 제2형 당뇨병의 기본 치료제 중 하나인 ‘메트포르민’도 혈당 강하를 위해 AMPK를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권 교수는 “석류의 탄닌 성분과 비타민B·C, 시트르산 등의 유기산 성분이 신체대사기능 개선을 돕는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확인됐다”며 “AMPK 활성화로 지방조직 축적에 관여하는 하위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경향이 비만 개선에 유익한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글 최지민 객원기자, 사진 청과원 제공
출처 : 한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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