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따라 걷는 즐거움 '교동 대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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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11-22
내용


강화 교동도의 대룡시장은 1960~70년대 골목시장의 감성을 간직한 곳입니다.

흥미롭고 진기한 명물들과 세대를 이어가며 시장을 지키는 이들의 삶이 고스란히 놓여 있어요.
과거의 모습에 낭만을 더한 고색창연한 풍경 속에서 잠시 마음에 쉼표를 찍습니다.




실향민의 시장에서 복고 감성의 여행지로


강화도 본섬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이동하면 또 다른 섬인 ‘교동도’의 대룡시장에 도착합니다. 차를 타고 교동 대교를 통해 교동도로 들어가는 길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섬’의 정취를 느끼기에 더욱 좋아요. 시선이 닿는 곳마다 펼쳐지는 넓은 바다에 가슴이 확 트입니다.


교동 대룡시장은 6.25 전쟁 당시 황해도 연백군에서 잠시 피난 온 주민들이 한강하구가 분단선이 되어 고향에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연백 시장의 모습을 재현하며 형성되었어요. 이 때문에 실향민의 시장으로 알려지기도 한 대룡시장은 50여 년간 교동도 경제 발전의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시장을 만든 실향민 어르신이 대부분 돌아가시고 인구가 줄면서 전통시장으로서의 규모와 역할은 상당히 축소되었어요. 그러나 유행과 변화가 느린 섬의 특성 때문에 지금까지도 1960~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골목을 따라 오밀조밀 형성된 시장의 모습이 흡사 영화 세트장 같아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죠. 2014년 교동 대교가 개통되면서 방문객이 많아지자, 교동도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으며,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도 등장하면서 ‘레트로(복고 문화)’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골목길 사이사이 시간이 멈춘 풍경

교동 대룡시장은 여느 지역의 시장들과 달리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형성되어 여행하듯 천천히 걸어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골목길 사이사이에 오래된 벽화와 낡은 간판들 속에서 박제된 시간을 감지할 수 있죠. 약방, 이발소, 통닭집, 전파사, 사진관… 지금은 화석 같은 옛 이름들이 손글씨로 씌어 있거나, 초가지붕 아래 키 낮은 간판 속에 살아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 관광객들은 옛 향수에 물들고, 힙한 것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은 트렌디해진 복고 문화의 새로움을 경험해요. 전통시장 고유의 푸근함이 대룡시장만의 매력과 어우러져 재기발랄합니다.




즉석에서 맛보는 시장 별미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먹거리죠! 시장 곳곳에서 지글지글, 보글보글, 쿵덕쿵덕 음식 만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중에서도 황해도 연백 찹쌀떡의 쫄깃한 맛은 입맛을 사로잡아요. 교동 인근에서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만든 찹쌀떡으로, 즉석에서 팥을 넣고 콩고물에 굴려 떡을 빚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먹어도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유지되어 더욱 인기예요. 간식으로 먹기 좋은 한과를 판매하는 ‘강화 교동한과’는 무 조청을 사용해 즉석에서 한과를 만들어 줍니다. 바삭하고 맛깔스러운 생김새 덕에 방문객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대룡시장의 명물이죠. 유과와 오란다, 과즐 등 종류도 다양해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어요. 이 외에도 강화도 특산물인 사자발 약쑥으로 만든 라테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골목길 여행은 구석구석 소박한 삶의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오래전 실향민의 터전이었던 이곳은 이제는 그들의 곡진한 삶을 묻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시끌벅적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활기가 넘치고, 인심 후한 상인들에게서 사람 사는 맛이 납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시간이 멈춘 듯한 비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깜빡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여유와 낭만이 아득하게 바다 물결을 따라 떠다닙니다. 미각 여행이 예상치 못한 좋은 방향으로 빗나가는 순간이지요.



교동 대룡시장에서 만나는 강화 특산물


대룡시장에서는 강화도 특산물인 강화 순무, 강화섬 쌀, 속 노란 고구마,
강화 고추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시장 맞은편에는 로컬 시장이 있어 강화도 특산물을 비롯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강화 순무

강화 순무는 팽이 모양의 둥근 형으로 회백색 또는 자백색을 띠고 있어요. 강화지역에서는 오늘날까지 김치의 재료로 가장 보편화된 채소의 일종이죠. 맛과 향이 독특하여 한번 입맛을 익히면 두고두고 찾게 되는 식품입니다. 순무의 맛은 일반적으로 겨자 향의 인삼 맛과 배추 뿌리의 진한 맛이 함께 느껴집니다.



강화 속 노란 고구마

속 노란 고구마는 속이 노랗고 당도가 높아요. 강화도의 해풍과 풍부한 일조량, 깨끗한 지하수, 그리고 미생물과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재배해 맛과 영양이 뛰어나죠. 소화가 잘 되어 속이 편안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강화 사자밭 약쑥

오래전부터 강화에서는 마니산을 중심으로 얕은 산자락과 햇볕이 잘 드는 바닷가에 약쑥이 자생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약쑥이 건강과 관련된 연구개발과 가공품 생산으로 이어져 강화의 새로운 명품이 되고 있어요. 강화는 화강암계의 토성, 염기가 섞인 해풍 등 약쑥 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약쑥은 5월 단오절에 베어 바닷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3년 이상 숙성시켜 박하 향의 그윽한 향기가 풍부합니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남로 35
문의 032-934-1000
주차정보 교동제비집(웰컴센터), 무료

 편집부 사진 박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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