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견] 만둣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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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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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바람이 달라졌다. 한낮에는 아직 여름의 기운이 남아 있지만 해가 기울면 제법 서늘하다. 이맘때면 따뜻한 김을 올리는 만둣국 한 그릇이 유난히 반갑다.


만두는 오랜 세월 우리 식탁과 함께해 온 음식이다. 조선 시대 기록에는 맑은장국에 만두를 넣어 끓인 음식이 등장하고 궁중에서는 이를 ‘병시(餠匙)’라 부르기도 했다.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석류탕’ 역시 만두를 국물에 띄워 먹는 음식으로 오늘날 만둣국과 이어지는 옛 조리법 가운데 하나다.


특히 만두는 평안도를 비롯한 북쪽 지방의 음식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추운 날씨와 밀 재배 환경 속에서 만두는 자연스럽게 중요한 음식이 됐다. 김장김치가 익어갈 무렵이면 두부와 숙주·고기·김치를 섞어 만두소를 만들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었다.


만둣국이 선선한 계절과 잘 어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여름에는 뜨거운 국물이 부담스럽고 한겨울에는 뜨끈한 국물이 절실하다. 그러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 같은 때는 따뜻한 국물 한 숟갈이 딱 알맞게 반갑다. 국물은 소고기 양지로 맑게 끓여도 좋고 멸치와 다시마로 가볍게 우려도 좋다. 여기에 표고버섯이나 느타리버섯을 더하면 가을의 맛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국물 속 만두를 하나 건져 올리다 보면 음식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두를 빚던 가족의 웃음소리, 김 서린 창문과 그 너머의 찬 바람. 우리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만둣국을 찾는 이유도 어쩌면 그 따뜻한 국물 속에 ‘함께 먹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출처 : 서울경제, 안병익 식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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