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붐에 웃는다…K푸드 새 주자로 뜬 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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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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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녹차 수확 현장 가보니
한여름 막바지 녹차 수확 한창
농업기업 누보, 녹차사업 확대
전국 14개 농가와 수매 계약
지난해 100억원치 물량 수출
올해도 미국·유럽 수요 '껑충'

지난달 말 찾은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어른 무릎 높이로 자란 차나무 밭이 수백 m 이어졌다. 여름 수확철 막바지에 수확 기계가 바지런히 차밭을 훑었다. 차밭 폭에 맞춘 기계 아래 칼날이 돌며 잎을 따면 호스가 강한 진공으로 잎을 빨아들였다. 기계가 10분 만에 수백m 길이 한 이랑을 돌자 기계 뒤편에 찻잎이 수북이 쌓였다. 이 기계는 하루 2t 안팎의 녹차 잎을 수확한다.
임광석 성읍녹차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수확철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작업한다"며 "녹차는 따서 두면 수분이 생기며 잎이 물러지기 때문에 바로 가공한다"고 설명했다. 차밭 옆 가공 공장에서는 트럭이 쏟아부은 찻잎 한 무더기가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 제주 대형 녹차밭, 수출 인증 유리
이 공장에서는 자체 보유한 차밭에서 수확한 찻잎과 인근 차 농가에서 수확한 물량을 모두 가공한다. 상온 5도로 찻잎을 저장하는 저장고에는 약 300t의 녹차 보관이 가능하다.
이 녹차밭은 농업기업 누보가 녹차를 수매하는 농가 14곳 중 한 곳이다. 제주도에는 성읍녹차마을 영농조합과 같은 대형 녹차 농가가 많아 수출 물량 확보가 용이하다. 평지이다 보니 기계식 제초나 수확에 유리해 미국·유럽 업체들이 요구하는 미국 농무성 유기농인증(USDA-NOP) 또는 유럽연합 유기농 인증(EU-organic)을 받기 쉽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제주 녹차 재배 농가는 약 40곳이며, 재배 면적은 약 593㏊로 집계됐다. 재배 면적으로는 전국 차밭의 20%대에 불과하지만 대형 농가가 많아 전국 생산량의 35~37%를 차지한다.
◆ 말차 가공 전용공장도 등장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말차(가루녹차) 음료 수요가 늘면서 말차 가공 전용 공장도 생겨나고 있다. 말차는 수확 한 달 전 차나무에 차광막을 덮어 햇빛을 차단해 감칠맛과 풍미를 더한 제품이다. 수확 후 24시간 이내 고온의 증기로 쪄내고 말린 후 갈아내는 가공이 필요하다. 임 대표는 "말차는 처음부터 고열로 건조하기 때문에 전용 시설이 필요하고 관리도 까다롭다"면서도 "말차 주문이 몰리는 것을 확인하고 24시간 풀가동 시 하루에 건엽 25t을 가공할 수 있는 공장 설비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누보는 제주도와 하동, 보성 등 전국 주요 산지에서 수매한 녹차를 미국, 호주, 독일 등으로 수출한다. 누보가 국내 전체 녹·말차 수출 규모의 80%가량을 맡고 있다. 누보 말차는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 회사로, 잎차는 음료 등을 만드는 식품제조 회사로 공급된다.
◆ 누보, 국내 수출 80%가량 맡아
2021년 50억원이었던 누보의 말·녹차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97억원으로 늘었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보성 등에 3만6363㎡(1만1000평) 규모의 직접 재배 차밭도 확보했다.
올해 수출 실적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미국 커피프랜차이즈 업체와 3년간 482억원 규모의 말차 공급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올해 수출 예상액은 약 150억원으로, 작년 대비 5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누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말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내 대형 업체와 RTD(Ready to Drink) 음료 테스트를 진행하고 가을 북미 최대 건강기능식품 원료 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수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녹차보다 떫은맛이 덜하고 색이 강한 말차는 다양한 가공식품 원료로도 인기가 높다. 가루 형태라 빵, 면, 첨가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지평주조에서 막걸리 단맛에 보성 말차로 풍미를 더한 '지평말차'를 지난 4월부터 미국·일본·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했고, 웅진식품이 지난 4월 베트남에 출시한 '아침햇살 말차' 역시 3개월 만에 초도 물량이 매진됐다. 전체 녹차 시장 중 말차는 30% 수준이지만, 성장이 멈춘 전통 잎차 시장 대신 말차가 전체 녹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올해 말차 시장이 55억1000만달러(약 7조3000억원)이며, 매년 7% 이상 성장해 2033년 90억달러(약 12조4650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 [매일경제, 서귀포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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