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북 감귤외교 15년만에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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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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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교류협력 사업 중단
내년부턴 특산물 지원-사진전 예정
“북한 접촉 방법 등 계획 수립 중”

선별기로 선과되는 제주 감귤. 제주도는 2010년 이후 중단됐던 북한에 감귤 보내기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제주도 제공
1998년 들어선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을 내세우자, 제주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남북 협력사업에 뛰어들었다. 1999년 1월 대한적십자 등과 협의해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지방 특산물인 감귤 100t을 북한으로 보냈다. 2010년까지 북한으로 보낸 감귤만 4만8328t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제주 당근 1만8100t도 북한으로 보내졌다. 이러한 제주도의 사업에 대해 2002년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타민C 외교’라고 평가했다. 2009년에는 지방비 2억4000만 원을 들여 제주 흑돼지 협력사업을 추진해 분만사 1동과 양돈 기자재 18종을 북측에 지원했다.
북한은 감사의 표시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에 걸쳐 제주도민 835명을 평양과 개성, 백두산, 묘향산으로 초청했다. 2003년 10월에는 제주에서 북한 예술·체육 관계자 190명이 참가한 가운데 ‘남북민족통일 평화체육문화축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남북 장관급 회담도 5번(2000∼2006년)이나 제주에서 열렸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인한 5·24 대북 조치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제주도의 사업은 15년째 중단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제주 감귤 200t을 북한으로 보냈지만, 이는 제주도가 아닌 대통령실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의 의미였다.
15년 동안 중단됐던 제주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제9기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제주형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흐름이 조성될 여건이 형성됐다고 판단해 열렸다. 제주도는 2019년 대북 교류 사업을 중단했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 대비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꾸준히 조성했다. 지난해 기준 87억 원의 기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에 의결된 협력사업은 ‘제주 특산품 보내기’와 ‘한라산-백두산 환경·평화 사진전’이다. 먼저 특산품 보내기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감귤과 흑돼지 등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사진전은 202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개최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북한과의 접촉 방법 등 세부 실행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내년에는 제주 감귤이 북한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과거 사례와 현 정세 등을 면밀히 분석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달 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제주가 이끈 남북교류협력은 관계 개선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며 “제주가 구상하는 남북교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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