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이 사과의 10배… 세계가 인정한 건강 과일, K푸드 새 주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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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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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확산으로 글로벌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우리 농식품 산업도 거센 변화의 바람을 맞 고 있다. 이 격동의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농축산업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가장 한국적인 맛으로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슬로건 아래,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K 푸드 플러스(K-Food+·K푸드에 전후방산업을 플러스했다는 의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130억3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리미엄화’와 ‘차별화’ 전략을 앞세운 농식품 혁신 기업들의 도전 등 K푸드 미래를 밝히는 핵심 동력을 살펴본다.

대정유자농장은 유자나무 전정작업(가지 다듬는 작업)을 통해 나무 높이를 1.5~2m로 낮춰 수확 효율을 높였다. /대정유자농장 제공
뜨끈한 유자차의 달큰한 향이 코끝에 맴도는 겨울이다.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유자가 겨울 음료를 넘어 세계 식품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유자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가공 적합성과 건강 효능 덕분이다. 과일을 설탕에 절이는 전통 방식은 조상들이 오랫동안 이어온 지혜로운 보존법이다. 최근 한국의 전통 과일청이 ‘K-시럽’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사랑받으면서 유자청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유자는 이처럼 청·차·잼·소스 등으로 만들면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운송 중 손상될 위험도 낮아 수출에 유리하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유자를 건강식품으로 인식하면서 ‘K-푸드’ 수출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했다.
◇ 세계가 인정한 건강 과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보면 유자 100g에는 비타민C가 95mg 들어 있어 오렌지(55mg), 레몬(52mg)보다 훨씬 많다. 칼슘 함량도 100g당 36mg으로 사과(3mg)보다 10배 이상 높다. 씨앗과 껍질에도 식이섬유와 나린진, 리모닌,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활용 가치가 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유자 수요도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농넷’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900만 달러였던 수출액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5100만 달러로 급증한 뒤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유자 수출액은 61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 증가했다.
올해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 상반기 유자 수출액이 285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지역으로의 수출이 특히 활발하다. 미국은 1030만 달러로 62.3%나 뛰었고, 일본은 170만 달러로 6.9%, 유럽연합은 150만 달러로 39.3% 각각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대형 유통매장 입점이 확대되고, 일본에서는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포장 제품이 출시되면서 판매가 늘었다.
◇ 일본식 표기 ‘유주(yuzu)’에서 ‘유자(yuja)’로 명칭 바꿔
유자는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생산되는 과일로,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대규모 재배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일본 음식 문화를 먼저 접한 서구권에서는 오랫동안 유자차를 일본 음료로 잘못 알고 있었다. 2008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유자가 일본식 표기인 ‘유주(yuzu)’로 등록됐다가,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 2011년 이를 ‘유자(yuja)’로 정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유자 등 유망 식품의 수출에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기업들이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 구매자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홍보나 지적재산권 등록을 바우처로 지원한다. 항공 운송비나 포장 비용 등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선택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다.
최근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전라남도 고흥 유자로 만든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가 건배주로 사용됐다. 각국 정상들은 유자의 향과 맛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는 술뿐 아니라 음료와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서 유자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 대정유자농장, 유자 활용도 높여 수출 확대
경상남도 거제시 사등면의 대정유자농장은 1997년부터 농장과 가공시설, 판매장을 함께 운영하며 거제 유자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천만복 대표는 일찍이 일본의 선진 시설과 생산 현장을 여러 차례 둘러보며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다. 그는 “유자는 수확하면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신념으로 경남대학교·거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연구하며 유자 슬라이스, 유자청, 유자식초, 유자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주변 50m 안에 논이 없는 곳에서 기른 친환경 유자에는 거제시 인증서까지 붙여 소비자 신뢰를 높였다.
대정유자농장은 현재 일본·중국·미국 등으로 매년 가공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천 대표는 “유자는 수확 시기가 집중되기 때문에 빠르게 가공하고 해외로 판매해 소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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