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 만든 새로운 먹거리…식품의 미래 한눈에 [Anuga 2025,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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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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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가 '혁신 10' 선정 제품...608개 기업서 1900개 신제품
아누가 조직위, 시장서 팔릴 수 있는 ‘실용성’ 초점
향으로 맛 느끼는 물ㆍ식물성 달걀ㆍ실온 아이스크림 등 선정
기후위기·글로벌 전쟁 넘어선 식품산업의 새 해법 제시
▲'아누가 2025' 혁신 10 선정 제품. (왼쪽) 향으로 맛을 느끼는 생수를 한 관람객이 맛보고 있다.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6일(현지시간) 독일 쾰른메세(Koelnmesse) 전시장 북쪽 입구. 세계 최대 B2B(기업 간 거래)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 현장에서도 관람객의 발길이 유독 모이는 곳이 있었다. 바로 ‘아누가 테이스트 이노베이션 쇼(Anuga Taste Innovation Show)’다. 이는 올해 식품산업의 ‘혁신 10’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올해 아누가에는 53개국 608개 기업이 1900개가 넘는 신제품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 심사를 거쳐 62개가 1차 혁신 제품으로, 그중 10개가 최종 ‘혁신 10’으로 선정됐다. 각국의 식품 아이디어가 집결한 실험의 무대지만, 실제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혁신에 초점을 맞춘 게 핵심이다. 유리 진열대 안에는 각국 기업이 개발한 실험적인 제품이 줄지어 있었다. 향으로 맛을 내는 물, 코코넛으로 만든 면, 노른자가 흘러나오는 식물성 달걀, 실온에서도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등 단순히 ‘새로운 재료’가 아닌 먹는 방식과 감각 자체를 바꾸는 제품들이다.
혁신 10 제품을 만든 각 기업 부스를 찾아가 봤다. 첫 번째 찾은 독일 스타트업 에어업(air up GmbH)의 ‘리퀴드 레인보우 버라이어티 팩(Liquid Rainbow Variety Pack)’ 부스에선 관람객들이 저마다 물을 마시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이곳에선 향이 나는 포드(Pod)를 특수설계한 빨대에 끼우고 생수를 빨아들이면 은은한 맛이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물에 향료나 감미료가 전혀 없었지만, 특수설계한 빨대가 공기 중 향을 분사해 맛으로 인식하게 하는 원리다. 이날 키위향 포드를 선택해 특수빨대로 생수를 마셔보니, 정말 키위향이 은은하게 올라왔다. 실제 키위를 먹는 것은 아니기에 칼로리나 감미료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제로 생수’인 것이다. 에어업 관계자는 “이 제품은 ‘향으로 맛을 느끼는 물’이라는 새로운 시도”라며 “후각이 미각을 착각하게 만드는 원리로, 향을 흡입하면서 뇌가 맛이 있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의 중견기업이 선보인 ‘코코넛 워터 누들’도 면 시장의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다. 밀가루 대신 코코넛 수액과 셀룰로스를 결합한 제품으로, 부스에서 직접 한 젓가락 들어보니 식감은 투명하고 쫀득했다. 메밀국수와 곤약면의 중간 느낌이었다. 독일 기업 네그스트 푸즈(Neggst Foods GmbH)가 선보인 식물성 달걀도 눈길을 끌었다. 콩과 고구마 분말 등을 활용, 잘랐을 때 반숙란처럼 노른자가 흘러나오는 제품도 현재 상용화 단계다. 시식을 해보니 겉모습은 삶은 달걀과 완전히 똑같지 않았지만, 맛이나 질감은 상당히 유사했다. 특히 조리를 마친 완제품 형태라, 식당·항공식 등 대량조리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스타트업의 ‘바삭한 아이스크림(Crunchy Ice Cream)’도 스낵과 디저트의 경계를 허문 제품으로 이목을 끌었다. 건조된 과일 크런치를 활용, 급속동결 기술과 수분 제어를 결합해 실온에서도 녹지 않는 디저트를 구현했다. 제품을 맛보니, 한국에서 맛본 동결건조 과일과 식감이 비슷했지만, 입안에서 사르르 녹기 시작할 때부턴 제법 아이스크림과 비슷했다. 전쟁으로 수출 기반이 붕괴한 우크라이나 식품산업의 혁신으로 여겨졌다. 부스 관계자는 “냉장유통이 어려운 지역에서 판매가능한 디저트”라며 “냉동식품 시장의 탄소배출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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