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관리 앱·식물품종 플랫폼 … 스마트창업 아이템 쏟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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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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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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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공공데이터 활용하는 젊은 창업가들
유천케어팜 '식물품종지킴이'
재배하려는 작물 검색만 해도
품종보호 여부·권리자 확인
엣비 '메타버스 꿀벌동산'
기상·산악 빅데이터 활용해
디지털로 양봉장 손쉽게 관리
난임병원 의사들이 사용하는 전자차트 개발회사인 플레이벤치는 한우나 젖소 등 대동물 수의사들이 여전히 진료차트를 수기로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대동물 수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자차트를 공급하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전자차트에 기반해 수의사와 인공수 정 사, 농장주가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통합 경영·의료 관리 플랫폼이 탄생했다.
소가 우는 소리의 영어식 표현인 '무무'라는 이름의 이 플랫폼은 수의 진료와 처방, 건강 관리 등 농장 운영의 핵심 정보를 디지털로 통합해 관리한다. 민감한 축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업무 절차를 자동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농장주와 수의사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돼 신속한 진단과 처방,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 보니 축산 현장에서 효율적인 경영 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기에 의존하던 한우와 낙농 수의사, 농장주들이 이 솔루션 도입을 늘려 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플레이벤치가 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한우와 젖소 개체 정보, 한우 씨수소 정보, 농장 식별번호 정보, 축산물 통합이력 정보, 축산물 등급판정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축산물품질평가원 등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들에서 제공하고 있는 데이터를 '농림축산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무료로 간단하게 내려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농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해 농식품 분야에서 다양한 창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천케어팜은 '식물품종지킴이' 앱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안해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회사가 제안한 서비스는 작물 품종 보호 관련 정보를 손쉽게 조회하고, 권리 문제나 법적 위험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농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작물별 재배 정보와 품종보호등록 데이터 등이 활용됐다.
덕분에 농업인이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 이름을 앱에 입력하면 품종보호등록 여부와 보호 기간, 권리자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작물의 정확한 품종명을 모를 경우 사진만 업로드해도 인공지능(AI) 이미지 인식 기술로 품종보호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해당 품종이 보호등록된 상태라면 법적 문제가 없는 대체 품종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엣비는 실제 양봉장과 가상공간을 연결한 '메타버스 꿀벌동산'이라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농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의 문을 두드렸다. 이 포털에서 농식품백과사전 임산물 정보, 단기임산물재배적지도, 농림기상 정보, 산악기상 정보, 위성영상 조회 서비스 등 데이터를 내려받아 메타버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플랫폼에서는 실제 양봉장과 메타버스가 연결돼 현실에서 일어나는 벌의 생활과 벌꿀 생산 과정을 가상의 공간에서 동시에 체험하고, 또 실제 양봉장을 디지털로 관리할 수 있다. 이충영 엣비 대표는 "농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을 활용해 완성할 수 있었던 메타버스 꿀벌동산은 어린이나 학생, 일반인들이 꿀벌 생태를 재미있게 체험하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벌통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절함으로써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해 꿀벌의 폐사율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플랫폼에서의 체험과 교육을 유료화하거나 메타버스와 디지털자산을 연결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AI 디지털트윈 스마트농업 플랫폼을 만든 팜커넥트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농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기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사례다. 스마트팜 시설 재배에서 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농장 내·외부 환경을 빠르게 파악하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팜커넥트는 이런 요구 사항을 자동화하기 위해 농업 기상 정보를 기반으로 농장 내·외부 기상 정보를 1분 단위로 생성해 제공하고,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48시간 예측을 시도하고 있다.
드론 방제 대행 공동구매 서비스인 '파미지'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더대시는 포털에서 제공하는 팜맵, 지리정보시스템(GIS) 정보 등 데이터를 활용했다. 농지가 비교적 작거나 방제 비용·운용 여건이 어려운 농가들을 위해 '공동구매 방식'을 도입해 드론 운용 비용 부담을 낮추고, 효율을 높인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농가에서 작업지 주소, 면적, 작물 종류, 방제 시기 등을 모바일 앱이나 웹을 통해 등록한다. 비슷한 시기에 방제가 필요한 여러 농가의 작업을 묶어서 한 번에 의뢰하면 드론 방제업체가 한 번에 여러 필지를 작업하게 하는 방식이다
농식품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중에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데이터 안심구역'이다. 말 그대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분석·활용할 수 있는 구역을 뜻하는 서비스로, 이 구역에서는 미개방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통제된 환경 안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즉 데이터 제공 기관이 보안·프라이버시·저작권 등을 이유로 외부 공개에 제약을 두고 있는 데이터에 대해 이 구역 안에서는 승인된 사용자에 한해 가상 환경 내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박경희 농식품부 빅데이터전략팀장은 "데이터 안심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신청 절차를 통해 외부로 공개하기 어려운 고가치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대학과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와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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