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천국 동남아도 반한 K과일… 프리미엄 입지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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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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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딸기·포도·참외 인기몰이
인니에선 ‘韓 딸기’ 수입 1위 고수
"건강하고 희소" 선물용으로 인기
높은 가격 부담… 中 저가공세 변수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준석 특파원·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국내 캠벨 포도가 베트남 현지에서 성주 참외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 농수산업 관계자는 최근 한국 과일이 베트남 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인기 품목이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과일의 본산'으로 알려진 동남아에서 최근 몇 년 새 프리미엄 수입 과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산 과일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 과일이 현지에서 "비싸지만 맛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특별한 날 먹는 과일'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다만, 높은 가격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중국이 딸기를 비롯해 한국산 과일이 두각을 나타내는 과일의 동남아 수출을 대폭 늘리면서 저가공세에 마주하게 된 점은 숙제다.
■베트남·인도네시아 휩쓰는 '과일 한류'
2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은 연간 91㎏으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 중 두 번째로 많다. 한국산 과일은 딸기, 포도, 배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포지션을 구축해왔다.
딸기 수입액은 2019년 600만달러(약 83억4000만원)에서 2023년 930만달러(약 129억2700만원)로 성장했고, 샤인머스캣을 비롯한 포도는 5년간 79%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성주 참외가 수입 허용 품목에 포함되면서 올해 초부터 베트남 대형 마트와 프리미엄 과일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산 딸기가 효자다. 한국산 딸기는 인도네시아 수입 1위를 고수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트레이드아틀라스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인도네시아 전체 딸기 수입액 가운데 한국산이 67%를 점유했다. 미국, 중국, 호주 등 경쟁국보다 단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품질과 맛을 앞세워 '딸기 한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국 과일 맛있어요 그렇지만..."
파이낸셜뉴스가 이날 만난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소비자들은 입을 모아 한국 과일의 품질을 극찬했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서 만난 30대 여성 부씨는 "한국 과일은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이 균일하고 표준화된 점이 장점"이라고 답했다. 롯데마트 자카르타 간다리아시티점의 점원 A씨는 본지에 "초창기에는 자카르타 거주 한국 교민들이 많이 구매를 했는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고객들의 구매가 월등히 많다"면서 "다들 '많이 비싸다'면서 구매했지만 그 맛과 품질에 매료돼 다시 주기적으로 구매하러 온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한국 과일은 단순히 먹는 과일을 넘어 '보는 과일'로도 변신하고 있다. 베트남 교민 B씨는 "베트남 설 명절인 뗏에도 한국산 딸기, 포도, 배로 고급 선물 세트를 만들어서 서로 선물하는 등 베트남 부유층 사이에서 한국 과일은 단순히 비싼 과일을 넘어 '건강하고 희소한 프리미엄 과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 소득수준 대비 높은 가격은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이날 본지가 찾은 매장들에서 한국 과일의 가격은 현지 과일 가격은 물론, 다른 나라의 수입 과일보다도 월등히 고가였다. 샤인머스캣의 경우 중국산은 500g당 2만9500루피아(약 2504원)이었지만 한국산의 경우 450g당 16만9500루피아(약 1만4390원)로, 한국산이 중국산 대비 6배가량 비쌌다.
업계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현지 공관 등이 현지 정부 당국과 협력해 한국 과일의 신속한 수입을 추진하고 중간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물류비 상승과 까다로운 검역 절차도 과일 가격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모든 수입 과일에 대해 식물검역 허가를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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