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기원하는 선물
엿과 찹쌀떡
일 년에 단 하루, 온 국민이 주목하는 11월의 행사가 있습니다.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을 보는 날, 바로 수능일이죠. 수능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날씨는 추워지고 수험생들의 마음은 초조해집니다. 주변 사람들은 좋은 결과를 기원하며 수험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는데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더욱 소중한 엿과 찹쌀떡에 대해 알아볼까요?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로 엿과 찹쌀떡을 선물했던 풍습은 조선시대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은 엿을 봇짐에 넣고 다니거나, 입에 엿을 문 채 시험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는데요. 수능시험이 시행되기 전, 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력고사를 시행했던 시절만 해도 시험 보는 날이 되면 각 학교 교문에 엿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답니다. 이처럼 엿이 합격을 상징하는 이유는 끈적끈적한 엿의 특징 때문인데요. 끈적끈적한 엿이 어딘가에 찰싹 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듯이 수험생이 원하는 시험에 떨어지지 않고 합격하라는 의미가 들어 있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된 엿이기 때문에 전국에 전통을 지켜 내려온 엿들이 많습니다. 울릉도 호박엿, 강원도 원주에서 옥수수를 넣어 만든 황골엿, 전북 익산 황등면의 용산찹쌀엿, 기름기 없는 꿩고기를 엿과 고아낸 제주도 꿩엿 등이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전통 엿으로 명맥을 이어내려 오고 있습니다.
엿의 끈적끈적함을 이용한 합격 기원의 의미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수험생에게도 과연 적합할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끈적거리고 딱딱한 엿이 수험생 간식으로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엿의 성분과 효능을 안다면 이런 의문점이 모두 풀립니다. 엿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리의 싹을 틔운 다음 이를 말립니다. 이것을 엿기름(맥아)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렇게 만든 엿기름에 들어 있는 맥아당은 설탕보다 두 배 이상의 포도당을 공급해 두뇌 회전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철분과 엽산, 비타민B 등 다양한 효소가 들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칼륨과 칼슘도 시금치, 우유와 비교해도 몇 배가 많이 들어 있어 영양 성분이 뛰어나죠. 엿은 이처럼 몸에도 좋을 뿐 아니라 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조선의 왕들이 새벽에 이부자리에서 나오기도 전에 물엿을 두 숟가락씩 먹고 공부를 시작했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입니다. 엿이 수험생에게 주는 또 다른 효능은 복통을 가라앉히는 것입니다. 수능 스트레스 때문에 배가 아픈 수험생들에게 엿이 소화 장애와 배탈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엿은 좋은 간식거리가 됩니다. 한의학에서 만성피로와 복통에 내리는 ‘소건중탕’이라는 처방에 엿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라고 하니 그 효능을 짐작할 수 있겠죠?
엿과 함께 수능 선물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음식을 뽑으라면 단연 찹쌀떡일 텐데요. 찹쌀떡도 엿과 마찬가지로 찰진 성분에 비유하여 찰싹 붙으라는 의미가 있으며 합격을 기원합니다. 찹쌀떡의 주재료인 찹쌀은 그 성질이 따뜻하고 달기 때문에 위장이 약하고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팥에 든 당분은 두뇌 회전을 원활하게 돕고, 허기를 덜어주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당일에 아침 대신 먹어도 속에 부담 없이 든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수능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수험생의 합격을 기원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찹쌀떡 혹은 엿 선물과 함께 응원의 한 마디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