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라져 가는 재래종 야채들
- 작성자
- 윤민수
- 추천
- 등록일
- 2014-12-09
- 내용
-
‘재래종’이라고 불리우는 야채의 품종들이 있다. 원래 각 지역에서 대대로 재배해온 것으로, 개성있는 모양과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이 재래종들은 대량 생산과 유통이 상당히 어려우며, 재배하는데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있어서 이를 재배하는 농가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현재 대량생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F1’이라고 불리우는 품종들이 대부분이다.
F1의 발전으로 입지가 좁아진 재래종
지금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야채들은 F1 종자로부터 만들어진다. ‘F1’이란 교배에 의해 만들어진 품종의 제1세대를 의미하며, 서로 다른 형질의 품종을 교배하고, 우성만을 표현형으로 나타내는 ‘멘델의 우성법칙’을 이용하여 항상 같은 형질을 나타내도록 품종 개량하는데 이용된다.
‘F1’에서는 모양과 맛이 균일하게 되는 잇점이 있지만, 그 다음 세대인 ‘F2’에서는 종자의 일부분이 전세대와 다른 모양과 성질을 나타낸다. ‘멘델의 분리법칙’에 의해 제2세대에서는 우성형질과 열성형질이 3:1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양과 맛이 균일한 ‘F1’은 단 1세대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농가들은 매년 F1종자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편, 재래종은 각 지역에서 몇 세대에 거쳐 재배해오고 있는 것으로서 농가에서 직접 종자를 수확하여 번식시킨다. 따라서, 그 지역의 기후 풍토에 적응하면서 다음 세대의 종자를 생산하기 때문에 채취되는 종자의 특성은 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재래종에 관한 명확한 정의는 별로 없지만, <일본유기농업연구회>의 보고서에 ‘30년 이상 세대를 이어온 작물종이나 품종’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재래종과 비슷한 뜻으로 ‘고정종’이라는 것이 있다. 고정종은 몇 세대를 거쳐서 그 지역의 기후 풍토에서 생존과 도태를 반복함으로써 유전적으로 안정된 품종을 가르킨다.
야채의 질적 균등화로 사라져가는 재래종
1960년대의 고도성장기를 계기로 일본 야채는 대부분이 ‘F1’으로 전환되었다. 재래종이 사라지게 된 이유 중에 하나로서 “농작물인 야채도 가공제품과 마찬가지로 질적 균등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소비시장의 요구때문”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F1’은 규격을 맞추기 쉽기 때문에 상품을 세분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는 크기별로, 2L (1개당 1,200-1.700그램), L (1개당 900-1,200그램), M (1개당 700-900그램)로 나뉜다. 휘어 있거나 갈라진 것은 물론이고, 크기, 색깔, 모양 등 규격외 상품은 모두 폐기되고 있을 정도이다. 이와 달리, 재래종은 같은 품종이라도 크기와 무게가 전혀 다르다. 1960년대까지는 야채를 저울로 달아서 판매하였지만, 현재의 대량 생산과 신속한 유통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이유로서는 ‘F1’이 생육이 빠르고 수량이 많다는 사실이다. 재래종은 성장이 느리거나 빠른 것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한번에 모두 수확할 수 없다. 더구나 수확 후에도 종자를 채취하기 위하여 장기간 밭을 사용한다. 이에 비하여 ‘F1’은 동시에 수확이 가능하고, 수확 후에도 곧바로 다음 야채 종자를 파종할 수가 있다. 이처럼 일년간 농지를 몇번씩 활용할 수 있고,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쉽게 끌어 올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재래종을 지켜야 하는 이유
최근에 들어와 재래종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독립행정법인 농업생물자원연구소>의 <진뱅크>에서는 농산물과, 식료품, 농업에 관련된 생물, 미생물 등의 유전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있다. 모아진 종들은 그 특성을 조사하고 분류되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면서 정보를 공개를 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서 국내 재래종 야채를 검색하면 모두 826건이나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번 재배가 중단되었던 품종을 다시 재배하여 부활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동경도 렌마구의 ‘JA동경 아오바’가 <진뱅크>의 종을 활용하여 중단되었던 맥주용 보리 ‘가네코 골덴’을 2006년에 부활시키기도 했었다.
일본에서는 1966년에 ‘야채생산 출하안정법’이 제정되어 주요한 야채 생산지와 야채종을 지정함으로써, 각 지역에서 특정 작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단일 작물을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하여 도심지로 원활하게 공급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지금 1,335만명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동경은 단 1%의 식량자급률에 머물고 있다. 옛날 농업은 좁은 농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작물을 소량으로 생산했었다. 고도성장기를 계기로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농업은 사라지고 효율과 수익을 중시하는 농업으로 완전히 전환되고 만 것이다.
재래종은 맛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토지에서 생산되는 지역 고유의 식생활 문화를 형성하는 문화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균일화되고 단일화된 작물은 급격한 기후 변화와 예측할 수 없는 병에 약하다. 재래종을 함께 재배하는 것은 위험을 분산시키고 다양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잇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양성을 잃고, 단일화 되어가는 일본의 식생활문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에 놓여져 있다. 재래종을 지켜온 농가들에게 있어서 고령화의 진전과 자연환경의 변화, 연료가격의 상승 등 수많은 악조건들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농가 수입의 안정성만을 생각한다면, F1이 필수적이고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인정하지만, 일본 농업의 미래와 다양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F1과 함께 재래종을 공존시키고 유지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제공출처: 일본 JBpress, http://goo.gl/cIIdc5
***제공일자: 2014. 12. 5
- 이전글
- 호주, 식품 영양 표시 간소화




댓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