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즐기는 색다른 요리 '복숭아 묵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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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9-06
내용





아직 늦더위가 남아있지만,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더울수록 단맛이 차오르는 복숭아는 여름을 보내기 아쉬울 때 생각나는 과일입니다.
아삭한 딱복, 말랑말랑한 물복, 그리고 새콤한 천도까지!
어떤 복숭아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복숭아 그 자체를 좋아해 가리지 않습니다ㅎㅎ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는 복숭아를 묵사발에 넣어봤어요.
실험정신이 투철한 요리 초보의 복숭아 묵사발, 과연 성공했을까요?
지금 시작합니다!






복숭아, 너는 누구니?


복숭아의 순우리말은 복셩이라고 합니다. 복사꽃을 뜻하는 복셩화가 열매까지 뜻하게 되면서 복셩화에서 복숭아로 변했습니다. 삼국지에서 유비, 관우, 장비는 복숭아나무 아래서 도원결의를 맺었습니다.

그런데 왜 복숭아나무일까요?
중국에서 복숭아는 단순한 과일이 아닌, 백 년을 살 수 있는 불로장생의 과일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서유기에서는 손오공이 옥황상제의 명을 어기고 천도복숭아를 훔쳐 먹어 천상계에서 추방됐지만,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능력, 불로불사의 힘을 갖게 되기도 했죠.

불로불사까지는 아니지만, 복숭아는 구연산, 아스파르트산, 등 유기산과 비타민은 물론, 무기질, 섬유질, 당분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종합영양제로 불립니다. 아스파르트산은 간 해독과 만성피로증후군을 개선해 주며, 섬유질은 변비 예방에 좋습니다. 또한, 늦더위로 인한 땀으로 손실되기 쉬운 칼륨의 함량이 높고, 수분과 당분이 많아 피로 회복과 식욕 증진에도 도움을 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복숭아의 품종은 껍질의 털 유무와 백도·황도·천도로 나뉩니다. 백도는 마도카, 천중도, 경봉, 유명 등의 품종이 있고, 황도는 하황도, 천황골드, 대극천 등의 품종이 있습니다. 그리고 천도는 서광, 선프레, 천홍, 금홍 등의 품종이 있어요. 그저 딱복(딱딱한 복숭아), 물복(물렁한 복숭아), 천도 복숭아로만 알고 있었는데, 품종이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네요.




< 새콤달콤 천도복숭아 >

천도복숭아는 백도나 황도와 달리 잔털이 없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복숭아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과육이나 껍질에도 일부 들어있지만, 가장 많은 곳은 털입니다. 때문에 아삭한 과육에 새콤달콤한 천도복숭아는 알레르기가 심하지 않다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 딱딱한 복숭아 >

흔히 딱복이라 부르는 이 복숭아는 백도의 일종인 마도카 복숭아입니다. 딱딱하고 아삭한 과육에 달콤함이 특징인데, 후숙 과정을 거치면 과육이 말랑해집니다.




< 물렁한 복숭아 >

백도 복숭아는 껍질과 과육이 하얗고, 황도 복숭아는 껍질과 과육이 노란색을 띠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둘 다 과즙이 흘러넘칠 정도로 단 맛을 자랑하며, 황도는 백도에 비해 과실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통조림이나 가공품 등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 겉천속백 신비복숭아 >

신비 복숭아는 겉바속촉이 아니라 겉은 천도, 속은 백도의 모습을 가지고 태어난 복숭아입니다. 생김새는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를 닮았지만, 맛은 부드럽고 달콤한 백도와 비슷합니다. 신비 복숭아는 1년 중 보름만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이름처럼 신비한 복숭아지요.





불 없이 간단하게 만드는 복숭아 묵사발





< 재료 >
천도·딱복·물복 1개, 도토리묵 1모, 가시오이 1/3개, 냉면육수 1인분, 참깨 3 큰 술, 참기름 1 큰 술,
엄마표 김장 김치와 양념간장, 김자반(선택)



원래 계획은 도토리묵에 복숭아만 넣어서 묵사발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소한 음식이라 걱정이 된 나머지, 본가에 들려 엄마표 김장 김치와 양념간장을 챙겨왔습니다. 묵사발에 김가루는 필수인데, 고소함을 더하고자 김자반을 준비했습니다.

냉면 육수는 직접 만들지 않고 마트에서 구입했습니다. 요리 초보에게 고기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더한 냉면 육수는 도전조차 할 수 없는 월클이기 때문에, 간편하게 맛을 낼 수 있는 시판 육수를 사용했어요.




세 가지 종류의 복숭아와 도토리묵, 그리고 가시 오이는 먹기 좋게 썰어주세요!
칼질이 서툴러 과도를 사용했는데, 썰기 힘든 재료가 아니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크기는 일정하지 않지만, 맛에는 문제가 없으니 칼질이 서툰 분도 도전해 보세요.




냉면 육수는 조금 얼려두면 더욱 시원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미리 꺼냈어야 하는데 깜빡해 살얼음 동동이 아닌 커다란 얼음덩어리네요.
잠시 얼음을 부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냉면 그릇에 썰어둔 재료를 먹기 좋게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참깨를 가득 올려줍니다!
육수가 너무 없어 보인다고요? 아직 육수가 덜 녹았습니다.
여러분은 냉면 육수를 꼭 살짝만 얼리거나, 미리 꺼내두세요!




육수가 커다란 얼음덩어리에서 살얼음으로 변하면 비빔밥처럼 재료를 섞어주세요.
참, 저는 참기름 1 큰 술로 고소함을 더했습니다!

도토리묵에 3가지 복숭아와 오이만 넣어 만든 묵사발입니다.
기존에 먹었던 묵사발과는 너무나 달라 맛이 없을 거라 단언했습니다.
그래서 본가에 가서 김장 김치에 양념간장까지 준비를 했는데, 괜한 짓을 했네요.

왜냐하면, 쌉싸래한 도토리묵과 복숭아는 매우 잘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천도와 딱복, 물복을 다 넣은 건 신의 한 수였어요.
천도는 식초와 같은 새콤함을, 딱복은 아삭한 식감을, 그리고 물복은 달달함과 감칠맛을 가졌으니까요.




이왕 준비했으니 김장김치와 김자반, 그리고 양념간장을 더해 지극히 평범한 묵사발을 만들었습니다.
자주 먹어봤던 익숙한 맛이라 좋았는데, 다른 재료의 맛이 강하다 보니 정작 복숭아는 묻히는 느낌이네요.




실험정신이라는 사명감으로 두려움 가득 안고 시작했지만, 단언컨대 복숭아 묵사발은 요리 초보가 만든 최고의 음식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먹는 내내 '그전에는 왜 이렇게 만들어 먹지 않았을까' 엄청 후회를 했으니까요. 복숭아와 묵사발을 엄청 좋아하기에 이제는 따로 먹지 않고 같이 먹으려고 합니다.

참, 복숭아를 고를 때는 껍질에 흠이 없고 털이 고르게 난 것이 좋습니다. 백도는 표면이 전체적으로 불그스름하고, 황도는 색이 고르며 과육이 단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천도는 만졌을 때 말랑한 느낌이 드는 것으로 고르세요.
복숭아는 무르기 쉬워서 바로 먹는 것이 좋지만, 신문지에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면 그나마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시원한 복숭아를 먹고 싶다면, 먹기 1시간 전에 냉장고에 두었다가 꺼내 드세요.





지금까지 농식품정보누리 서포터즈 남혜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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