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년제와 도시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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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11-13
내용
자유학년제와 도시농업


백혜숙_사회적기업_에코11_대표



요즘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자주 회자된다. 도시농업을 통해 공익적인 가치를 더욱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는 교육과 접목하는 것이다. 농생명 분야를 포함한 도시농업 교육은 도농상생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인식의 폭을 넓혀 줄뿐만 아니라 다가 올 미래에 대한 대비책이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후 미래는 생산자가 소비자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개인맞춤형 생산이 확대되고, 환경친화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미래의 생산과 소비를 풍요롭게 하고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위해서는 신뢰와 상호협력 문화 조성, 환경윤리의 확립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는 사회적인 융합이 더욱 필요한 시대이며 융합이 잘 되기 위해서는 각자도생이 아닌 협력과 배려를 중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상호협력과 배려는 물론이고 자기주도 학습과 질문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은 도시농업 현장이다. 
   
내년부터 전국 3,210개 중학교의 46%에 해당하는 약 1,500개 학교에서 자유학년제가 실시된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1학기에서 2학년 1학기까지, 3개 학기 중 한 학기를 운영하는 자유학기제를 한 학기 더 연장하여 1년간 운영하는 것이다. 170시간 이상 했던 활동이 최소 221시간으로 확대된다. 자유학년제가 제대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 시행기간에 제기되었던, 양질의 진로체험 공간 부족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진로탐색텃밭’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이 진로체험 공간 부족 문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진로탐색텃밭은 도시텃밭을 다양하게 해주고 도시농업의 공익적 기능도 높여준다. 자유학년제라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도시농업을 포함한 농생명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개발된 프로그램과 체험 규모에 맞는 진로탐색 전문텃밭을 조성하자. 지역사회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청소년들의 교육활동에 직접 활용하여 수준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교육기부에도 동참하자. 

진로탐색텃밭 조성과 운영은 도시농업관리사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유학년제 실시로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도시농업의 교육적 효과를 새롭게 인식시키려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재배현장 체험을 한 학생들에게서는 자기성취감 및 자기주도 학습력 신장, 창의력 향상, 자아존중감 증진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난다. 이렇게 의미 있는 도시농업 관련 연구결과와 정보를 학부모와 교사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7년 후의 미래, 더 나아가 대학교를 졸업하는 11년~13년 후에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하여 거시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재의 농생명 분야 진로탐색이 미래의 생활과 진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2014년 서울대 경영대 MBA 과정 학생들에게 “앞으로 20~30년 안에 농업이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교 조영태 교수는 “제가 31세에 교수가 됐는데 그건 인구구조 덕분”이라며 “비슷한 이유로 제 딸에게도 농고에 가라고 설득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농업의 ‘희소성의 가치’에 대해서 언급했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유익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농생명산업은 농업과학기술을 토대로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생명공학(BT),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여 발전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머지않아 농생명 분야도 새롭게 조명을 받을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가 이런 가능성을 확인하고 깨닫는 기회와 교육의 장이 마련된다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멀리가지 않고 도시 한복판에서 농생명 분야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송파구 가락시장 내 가락몰 3층, 먹거리창업센터 1관 앞에는 텃밭은 물론, ‘꿈생산학교’(꿈을 키우는 농생명산업 분야 진로탐색 텃밭학교)라는 이름으로 체험프로그램까지 진행되고 있다. 

‘꿈생산학교’ 체험프로그램은 도시농업기획자, 텃밭디자이너, 도시농업관리사, 퇴비전문가, 식물의사, 총 5가지 도시농업분야 진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도시농업과 4차 산업을 접목한 텃밭로봇을 통해 정보통신 분야 진로를,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에게는 생태감수성을 더한 그린디자이너로 진로를 확장시켜주며, 퇴비전문가를 통해 사회적경제와 환경운동가의 꿈을 가꾸고, 곤충과 식물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은 식물의사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소이다. 

진로탐색텃밭 조성이 늘어나면, 미래세대에게 양질의 사회적 교육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주는 인프라 확충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또한 현장에서 하나 둘 진행되고 있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전국에 보급한다면, 도시농업의 사회적 위상도 격상될 것이다. 텃밭에서 내 꿈을 만들고 찾는 과정은 곧, 나를 찾고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나는 누구이고, 세상은 어떤 세상이며,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더 발전적인 질문으로 이어지는, 철학적 사고까지 담보하는 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기에, 도시농업은 새로운 미래교육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출처] 모두가 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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