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검초단자' 이연순 명인: 전통 약초 떡의 조화로운 맛과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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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9-03
내용



전통의 맛


 




대한민국식품명인 제52

승검초단자이연순 명인


 

전통 약초 떡의 조화로운 맛과 향기


 

제천 지역의 특산 약초인 당귀를 활용해 만드는 승검초단자는 명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독특하고도 특별한 떡이다

지역의 고유한 특색을 찾아 향토 음식을 개발하는 이연순 명인을 만나기 위해 충청북도 제천으로 향했다.

 


글 차주익 사진 박나연

 

 

봄과 여름이 제철인 당귀는 특유의 향기를 가지고 있어 더위로 잃은 입맛을 찾아 주는 데에 제격이다

우리 조상들은 음식에 당귀를 널리 사용했지만, 먹을거리가 풍부해지고 사람들의 입맛도 변하면서 오늘날에는 약재로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명인이 빚는 승검초단자는 당귀를 주재료로 만드는 전통 떡으로

옛 조리서인규합총서, 부인필지,시의전서,조선요리제법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음식이다

여기서 승검초는 당귀잎을, ‘단자는 찹쌀떡을 의미한다

찹쌀가루에 생당귀 잎을 찧어 넣고 반죽하여 팥소를 넣은 후 둥글게 빚어 잣가루 고물을 얹는다

간단해 보여도 물 한 방울 넣지 않고 만들기에 조화로운 맛을 내기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Q. 지난 2013년 대한민국식품명인 제52승검초단자명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약초를 활용한 음식 부문으로는 처음인데, 어떤 계기로 식품명인에 도전하게 되었나요?


어릴 적 할머니가 입에 승검초단자를 물려주시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때는 당귀에서 나는 한약재 향이 정말 싫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니 당시의 기억이 이따금 생각나더라고요

35살에 친정어머니로부터 승검초단자 제조 비법을 전수하였지요

이후 승검초단자를 우리 전통 음식으로서 후대까지 전하고 싶은 마음에 대한민국식품명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대한민국식품명인은 말 그대로 한 식품 분야를 대표하는 명인을 기리는 일입니다.
     엄격한 심사와 검증을 거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식품명인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여러 자격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음식을 전통 방식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해요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승검초단자 제조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유성과 전통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죠

어릴 때부터 집에서 늘 만들어 오던 음식이기에 전통 방식으로 고증하는 게 쉬울 줄 알았지만 큰 오산이었어요

당귀 특유의 향을 살리면서도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게 무척 까다롭더군요

수많은 실패 끝에 방법을 찾아냈는데 그 해답은 선조들의 지혜에 있었지요

당귀잎 본연의 향을 해치지 않도록 일반 팥 대신 하얀 거피팥을 넣고

속이 빨리 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꿀을 섞어 넣고떡이 쉽게 굳지 않도록 겉에 잣가루를 입히는 식이었어요

옛 조리서에 나온 방법대로 하니 전통의 맛이 구현되더라고요. 그때 조상들의 지혜가 정말 대단하구나하고 새삼 느꼈지요.

 


Q. 명인의 칭호를 얻기 훨씬 전부터 우리 전통 음식을 접해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했나요?


음식 만드는 것도 좋아했지만 집안 환경도 큰 영향을 주었어요

마을에서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 우리 집이 음식을 도맡았는데, 9남매 중 맏딸이어서 일찍부터 집안일을 도왔지요

결혼 후에는 음식을 더 깊이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전통 음식을 알게 되었어요

2007년에는 한국음식대전서울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7년까지 대만, 인도, 중국, 스위스에서 개최하는 한국 음식 축제에 참가해 우리 식문화도 홍보하고요

후학을 양성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고요. 음식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음식과 관련한 여러 활동 중에서도 명인이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지역의 고유성을 살려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제천 지역은 예로부터 부산, 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약령시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지리적으로는 산이 많은 내륙지방이고, 기후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교차도 커 품질 좋은 약초를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초의 고장답게 당귀, 황귀, 상황버섯 등이 제천의 대표 특산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과거에는 이러한 약초들을 활용한 음식들도 다양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건 많지 않다.

 



Q. 명인께서는 당귀를 이용한 승검초단자 외에도 약초를 활용한 향토 음식을 개발하고 있으신데요.
     지역에서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2006년부터 향토음식개발연구원 원장을 지내면서 향토 음식 개발에 매진해 왔어요

약초가 음식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데, 약재로만 활용한다는 게 내심 아쉬웠어요

그래서 제천 특산품인 약초를 활용해 향토 음식을 복원하고 계승해 보자고 마음먹었지요

승검초단자 명인이 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예요

일찍부터 지역 주민들과 외지인들이 직접 승검초단자를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2010년에는 농식품부로부터 우수 체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약초 향 가득한 떡·한과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어요

승검초단자를 비롯해 편강, 황기단자, 아로니아단자, 구기자단자 등 지역을 대표하는 약초를 활용한 파생 음식 30여 종류와 혼례음식을 선보였지요.

 

 

Q. 제천의 먹거리를 단순히 음식을 넘어, 문화적인 차원으로도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신데요.
     엑스포에 꾸준히 참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에 여러 차례 참여했어요. 

2010년에는 한방을 접목한 여러 가지 전통 음식을 소개했고, 2017년에는 제천시와 함께 식당 컨설팅 사업에 참여해 

지역 식재료 본연의 특성과 한방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총 23개 식당을 컨설팅했지요

지금까지도 제천을 대표하는 로컬 식당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2019년에는 영월, 2020년에는 평창 지역의 향토 음식 개발에 함께 참여했어요.

내년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에서는 당귀 이외에도 다양한 약초를 활용한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려 해요

제천 지역에서 나는 여러 특산물을 활용해 독창적인 맛을 소개하고 싶어요.


 

승검초단자와 함께해 온 세월도 어느덧 35. 이제는 두 딸과 아들도 명인과 함께 전통의 맥을 잇는다

식품영양학 박사인 큰딸은 전통 떡을 연구하며 떡케이크 공방을 운영하고, 작은 딸도 명인과 함께 전통 음식 클래스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들은 명인의 기능 전수자가 되어 승검초단자와 약밥, 약초를 활용한 전통 음식 개발과 복원에 노력하고 있다

전통 음식을 지키겠다는 평생의 사명을 아이들과 함께 된 명인의 감회는 남다르다

덕분에 우리 전통 약초 떡의 맛과 향은 이 땅에서 오랜 시간 남겨질 것 같다.

 


Q.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제천 가스트로 투어와 같은 미식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명인의 승검초단자를 맛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명인의 전통 떡을 상시로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제천 시내에 이연순사랑식을 운영하며 제천시와 연계해 전통 떡과 차를 맛보는 관광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지금은 제천한방엑스포공원근처로 옮겨서 이연순명인떡에서 승검초단자와 여러 가지 전통 떡을 선보이고 있어요

떡 제조공장과 판매장,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데, 카페에서 전통 떡과 차를 즐길 수 있어 공원 방문객들이 자주 찾아오세요

승검초단자를 비롯해 다양한 전통 떡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체험 공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식품명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작은 박물관을 하나 개관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천을 비롯하여 지역마다 대표 음식을 전시하는 거예요. 

전통을 계승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정말 우리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뭐든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먹어봐야 애정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여건이 된다면 꼭 이루고 싶어요.


 


이연순 명인의 승검초단자만들기

 

승검초즙으로 반죽 만들기

승검초를 절구질하여 즙을 낸 후, 찹쌀가루에 넣어 고루 섞는다. 이때 물을 넣지 않고 오직 승검초즙만을 사용한다.

구멍 떡 만들어 삶기

반죽을 둥글게 뭉치고 납작하게 만든 후, 가운데 구멍을 뚫어 도넛 모양으로 빚는다. 이렇게 만든 구멍 떡을 끓는 물에 삶아 건진다.

거피팥 소 만들기

팥 껍질을 벗겨 물에 불린 후 씻어 시루에 푹 찐다. 충분히 식히고 나면 소금으로 간을 하고, 체에 내려 고물을 만든 후 꿀로 반죽해 속 고물을 만든다.

떡을 빚고 잣 고물 뿌리기

반죽을 아이 주먹 크기로 뗀 후 거피팥 소 고물을 넣어 동그랗게 빚는다. 이후 떡이 마르거나 붙지 않도록 단자 겉에 잣 고물을 살살 뿌려준다.

 


승검초단자 맛있게 먹는 법


명인이 빚는 승검초단자는 당귀잎의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제조 후 급속 냉동하여 판매한다

먹을 때는 상온에 30~50분 정도 자연 해동하면 가장 쫄깃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충북 제천 음식 브랜드 약채락


약채락(藥菜樂)’은 제천시가 만든 음식 브랜드로, ‘약이 되는 채소를 먹으면 즐겁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천에서 생산되는 특산 약초를 주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약 16개의 음식점이 약채락의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다

자세한 정보는 제천시 문화관광 누리집 휴윗제천(jecheon.go.kr)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3대 약령시장 제천약초시장


제천약초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알려진 우리나라 3대 약령시장 중 하나로, 전국 약초시장의 약초 주공급지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모든 약재는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아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시장 내부의 홍보전시관에서는 국내외 생약과 약초, 희귀 약재를 전시하고 있으며 약초차 시음, 약초 비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주소 | 충북 제천시 원화산로 121 원화산로 121

운영시간 | 매일 09: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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