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부룩한 빵, 국수는 가라! 속 편한 'K밀'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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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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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국수나 빵 같은 밀가루로 된 음식은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잖아요. 과연 국산 밀로 만든 국수를 먹어도 그럴까요.”

지난 1일 충남 부여에서 만난 김대남 꿈에영농조합법인(꿈에영농) 대표는 지금까지 밀가루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배를 타고 먼 나라에서 들어오는 수입산 밀과 달리 국산 밀은 신속한 유통이 가능해 품질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부여를 국내에서 손꼽히는 ‘밀 생산단지’로 만들겠다는 김 대표는 천안호두과자 납품을 넘어 국산 밀을 활용한 국수 사업도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도정시설

부여 꿈에영농조합법인의 김대남 대표가 최근 세운 밀·보리 등 도정시설. (사진=이명철 기자)




“밀 소비 늘지만 대부분 수입산, 싼 가격 때문”

2009년 설립한 꿈에영농은 초기 쌀농사를 주로 짓다가 뒤늦게 밀 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민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 대표는 직장 생활 중 2008년 귀농을 결정했다.

그는 “축산과 농사 중에 고민하던 중 밀 분야 성장 가능성에 매료돼 밀과 쌀·보리 농사를 함께 짓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산 밀 산업 환경은 녹록지 않은 편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아 수입산 곡물이 대거 밀려오자 국내 자급률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 중에서도 밀의 경우 2019년 기준 자급률은 1% 남짓에 불과하다.




 
쌀 등 전반적인 양곡 소비량 감소 추세에서 밀 소비량은 1991년 31kg에서 2018년 32kg으로 오히려 늘었다.

빵이나 면류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문제는 원료인 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산 밀의 저조한 자급률은 판로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밀 농사를 지어 납품하려고 해도 국산 밀을 쓰는 납품처가 없어 판매에 애를 먹곤 했다”며 “유통업체나 음식점 등은 국산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낮은 수입산 밀만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 역시 초반엔 시행착오를 겪었다. 붉은곰팡이병이라는 병충해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행히 천안지역 호두과자업체에 국산 밀을 공급하는 천안밀영농조합법인(대표 이종민)을 만나면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해 기준 꿈에영농의 밀 생산량은 95t인데 전량 이곳에 납품하고 있다. “국산 밀에 대해 항상 연구하고 제품 개발에 모색하는 이종민 대표의 열정이 뜨겁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꿈에영농에는 22개의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40~50대의 젊은 농민들이 대부분이다.

생산면적은 지난해 기준 14.5ha 규모다. 김 대표는 최근 밀과 보리 전용 도정시설을 갖춘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국산 밀 품종의 우수성을 활용한 새로운 산업도 준비 중이다. 그는 “국산 밀로 국수를 끓이면 서너 시간이 지나도 면발이 불지 않고 탱탱함을 유지한다”며 “국수 관련 특허를 내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장해놓은 밀과 보리

김대남 부여 꿈에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저장해놓은 밀과 보리 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명철 기자)





FTA 정책 지원, 농가 체질 개선·종자 경쟁력 제고

국산 밀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1차(2021~2025년)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밀 자급률을 2025년 5%, 2030년 1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산 밀 재배면적을 현재 5000ha에서 2025년 3만ha까지 늘리고 심층 컨설팅과 지원 사업 우대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꿈에영농 역시 국산 밀 생산단지 경영체육성 사업을 통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김 대표도 밀 농사를 지으려는 초보 농민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산 밀을 쓸 판로 확보라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정부 수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판매처와 유통망을 넓혀야 한다”며 “판로는 부진한데 모두 생산에 뛰어들면 곧 공급 과잉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도 계약재배금 지원 등을 통해 2025년까지 계약재배물량을 전체 생산량의 10%(1만2000t)까지 확대해 안정적 생산을 지원키로 했다. 시장 조사와 업계 의견 수렴을 통해 국산 밀의 주력 소비품목을 선정해 대중화할 계획이다.




FTA의 국내 보완대책을 통한 농가 조직화 등 체질 개선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 곡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자 개발 등 연구개발(R&D)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밀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에게 “밀 산업에 대한 확신과 의지가 있다면 2~3년만 노력하면 품질이 고른 밀을 생산할 수 있다”며 “생산뿐 아니라 납품처 등 판로 우선 확보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출처: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 기사원문은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93926629111568&mediaCodeNo=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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