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00살 ‘고령 보호수’들, ‘나무의사’ 진단받는다

추천
등록일
2022-07-28
내용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살아있는 생물은 뭘까. 전문가들은 울릉도 해안 절벽에서 자라고 있는 향나무를 지목한다.


사람 가슴높이의 둘레가 2m, 높이는 4m에 이르는 이 나무는 1998년 조사에서 ‘2000살 이상’으로 추정됐다. 국내 보호수 중 최고령이다. 산림청은 보호수뿐 아니라 국내 모든 나무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가 자랄 수 없을 것 같은 절벽에 뿌리를 내린 이 향나무는 ‘고령의 보호수’가 겪는 모든 위험을 안고 있다. 속이 썩어서 몸체가 약해지면 태풍 등 자연재해로 쓰러질 가능성이 있고, 병·해충 탓에 죽을 수도 있다. ‘고령’에 따라 자연적으로 고사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향나무는 1985년 태풍을 겪으며 가지가 꺾였다. 당국은 나무 보호를 위해 몸통을 쇠밧줄로 고정했다.


제주 애월읍 상가리에는 마을 입구에 1000살이 넘은 팽나무가 자라고 있다. 제주 최고령 나무로 인정된 보호수다. 사람 가슴높이 기준으로 둘레가 4.8m, 높이는 8m인 이 팽나무는 꽈배기를 튼 줄기가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일컬어진다. 제주 4·3사건 당시 이 팽나무 안에 있는 커다란 구멍(공동)에 사람이 숨어 지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해 주목을 받는 팽나무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에 있는 보호수다. 탁 트인 마을 산정에 우뚝 서 있는 이 나무의 나이는 500살로 알려졌다.


보호수로 지정된 대전 유성구 봉산동의 느티나무도 나이가 500살이다. 둘레 7.2m, 높이 26m에 달하는 이 나무를 봉산동 앞바구니 마을에서는 신목(神木)이라 부른다. 주민들이 마을의 수호신처럼 받드는 나무인 셈이다.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흗날 나무 아래에서 목신제(木神祭)가 열린다.


산림청은 예산 15억원을 투입해 이들 보호수에 대한 건강(생육)진단 및 안전진단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산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산림청은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중에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번 진단에서 ‘나무 의사’의 검진을 바탕으로 건강 및 생육 상태를 상세하게 확인한 뒤 각각에 맞는 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향신문 윤희일 선임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07272053015

첨부파일

댓글쓰기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