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구 80억 돌파…“64년 뒤 104억 정점, 식량난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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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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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명. 15일 현재 지구촌에 살아가는 인류의 숫자다. 1974년 40억 명에서 48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2010년 70억 명에서 12년 만에 10억 명을 추가했다. 유엔은 이날 홈페이지에 “세계 인구가 11월 15일 80억 명을 넘어섰다”며 “인류 발전의 이정표”라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1800년대 초반 10억 명이던 세계 인구가 2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120년 이상 걸렸지만, 70년대 이후론 12~13년마다 10억 명씩 늘었다. 20세기 들어 과학기술 발전과 보건 의료 기술 혁신에 힘입어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인류의 다양성을 기념하고, 공통된 인간성을 깨달으며, 기대수명을 늘리고 산모와 아동 사망률을 극적으로 떨어뜨린 보건 분야의 발전에 경탄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계 인구 증가가 아시아·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 편향됐다는 점이다. 아시아가 44억 명으로 전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며 그 중 동아시아·동남아시아는 23억 명으로 전체의 29%, 중앙아시아·남아시아는 21억 명으로 26%를 각각 차지한다.

80년대 이후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고 있는 곳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다. 올해 인구 증가율이 2.5%로 세계 평균(0.8%)의 세 배다. 유엔은 “1인당 소득이 낮은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높은 경향”이라며 “2050년까지 세계 인구 증가 추정치의 절반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이집트·에티오피아·인도·나이지리아·파키스탄·필리핀·탄자니아 등 8개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나이지리아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3위 국가로 올라서며, 2080년엔 파키스탄이 미국을 제치고 4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최대 인구 국가는 올해까지는 중국이지만, 내년 중 인도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엔은 “인구 폭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해 기온 상승에 따른 이상기후와 식량 부족이 닥치고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이 좌절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지난 6일 개막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개최국인 이집트는 ‘급격한 인구 증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의 취약성을 얼마나 악화시킬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내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집트 인구는 53년 공화정 수립 뒤 약 70년 만에 5배가 늘어 1억400만 명에 이르렀다. 이에 이집트 정부는 인구 증가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산아 제한을 추진 중이다.

다행인 것은 세계 인구의 증가 속도가 점차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정점을 맞는 시기와 규모를 2086년 104억명으로 예상하며,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이 집계한 인구 증가율은 50년대 이후 처음으로 지난 2020년 1% 아래로 떨어졌다. 대신 저출산 고령화가 현실로 닥치고 있다. 평균 기대 수명은 지난 2019년 72.98세에서 2050년 77.2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은 고령화 비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올해 10%에서 2050년 16%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은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국가들은 각종 연금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장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일보 이승호 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17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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