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에서 만난 해남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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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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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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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이면 세상은 붉게 타오르거나 노랗게 물들어야 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은 계절의 질서도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예년에 비해 가을의 색깔이 곱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은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하는데, 위대한 거울 하나를 잃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멋진 만추의 감성을 기대하면서 가을빛 물든 언덕을 찾아 떠났습니다. 느슨하게라도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떠난 10월의 여행지는 전라남도 해남입니다.
가을 여행지로 해남을 선택한 이유로 두 가지가 있는데요. 몇 년 전 봄기운이 완연한 때 해남 땅에서 받았던 싱그러움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보이는 섬들의 생생한 색이 쓸쓸한 시월에는 어떤 풍경으로 다가오는지 궁금증이 생겼죠. 아울러 한반도 남쪽의 끝이자 시작이라는 상징성을 쫓아 달마고도를 걸으며 삶에서 ‘연결’에 관해 조용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답니다.
<해남의 대표 여행지>
여행지로서의 해남은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입니다. 특히, 달마고도는 꼭 가봐야 할 여행지인데요. 이 길은 땅의 아름다운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곡괭이, 삽, 호미 등을 사용해 사람의 힘으로만 완성한 달마산에 조성된 둘레길이랍니다.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아름다운 미황사와 달마산 정상부에 있는 도솔암은 세상의 슬픔을 하찮게 여기도록 하는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곳이죠.
이 밖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천년고찰 대흥사, 그 대흥사를 품에 안고 있는 두륜산의 비경, 임진왜란 때 13척으로 133척의 왜선을 무찌른 기적의 장소 울돌목과 우수영관광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남공룡박물관’ 등 다양한 명소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잘 알고 익숙해지기 위한 가을 여행으로 최적인 여행지가 해남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해남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구마 빵">
해남에는 먹을거리도 풍부한데요. 특히, 게르마늄이 풍부한 황토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란 해남 고구마는 달고, 맛있기로 유명하죠. 또한, 다양한 고구마 품종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7월부터 10월까지는 밤고구마, 9월부터 11월까지는 호박고구마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고구마로 유명한 지역인 만큼 다양한 고구마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고구마와 똑같이 생긴 '해남 고구마빵'이 해남의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해남 고구마빵'은 해남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엄선해 선별한 후 세척과 오븐에 굽기, 앙금 만들기, 고구마 빵 만들기, 고구마 빵 굽기의 과정을 거쳐 완성하는 수제 빵이기 때문에 맛이 일품인데요.고구마 껍질의 보라색은 국산 자색 고구마 가루를 사용해서 살리고, 해남산 유기농 멥쌀가루를 이용해 쫀득한 피를 만들었으며, 해남산 고구마로 앙금을 만들었습니다. 이 앙금에는 구운 고구마가 70% 이상 들어가 감칠맛을 더했죠.
고구마 빵은 노란 고구마 앙금이 가득 찬 가운데 부분은 촉촉했고 쫀득한 식감이었지만 끄트머리는 바게트같이 바삭했습니다. 단맛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적당했고, 갓 구운 고구마처럼 구수한 향도 났죠.'고구마빵' 외에도 고구마 앙금을 곱게 걸러 만든 ‘고구마 타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아몬드 가루와 밀가루로 만든 타르트 위에 부드러운 고구마 무스를 올린 상품으로 디저트에 딱 제격이니, 어떤 빵을 맛보든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구마 빵을 만들게 되면서 일 년에 약 25톤의 고구마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2020 농업과 기업 간 상생 협력 경진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1월 '전남도지사 품질 인증'도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는 해남에서 생산되는 무화과와 단호박, 쌀을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도 개발해 지역 상생을 꾀하고 있다고 하니, 해남에 방문하여 농식품을 활용한 빵들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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