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덜 먹는 한국인, 건강 문제도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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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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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인의 채소 섭취량이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동물성 식품의 섭취가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식물성 식품의 섭취는 부쩍 줄었다.

특히 채소 섭취량은 1998년 287. 8g 2018년에는 248.1g으로 줄었다. 과일 섭취량도 마찬가지다. 1998년 197.3g을 섭취했으나 2018년에는 129.2g으로 줄었다.

반면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육류 섭취량은 1998년 67.9g에서 2018년 129.8g으로 늘었다.

채소와 과일에는 육류와 생선 등 동물성 식품에선 발견할 수 없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우리 몸속에서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는 것은 물론 소장에서의 지방 흡수를 막아주는 것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섭취의 대표적인 이점이다.

포화지방과 나트륨, 당류 섭취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채소의 섭취가 줄면 우리 몸은 다양한 신호를 보낸다.

채소 섭취량이 줄면 혈관 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이 줄어 그로 인해 동맥경화나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한국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5년에 비래 비해(남자 7.3%, 여자 8.4%) 남녀 각각 20.9%, 21.4%로 모두 대폭 늘었다.

뿐만 아니라 채소 섭취량의 감소는 체중 증가와 당뇨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 채소를 섭취하는 대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남성의 경우 에너지 섭취량이 1998년 2,153㎉에서 2018년 230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과체중과 비만군의 그룹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나 과일과 같은 식물성 식품의 섭취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섭취해 나타나는 과체중은 제2형 당뇨병의 중요한 위험 인자다. 미국 튤레인 대학에서 진행된 2010년 연구에선 녹색잎 채소와 과일의 섭취는 당뇨병 발병 위험을 줄인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채소와 과일 섭취의 부족은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대학교 김정선 교수팀은 우리나라 대장암 환자 923명과 대장암에 걸리지 않은 1846명을 대상으로 채소·과일이 대장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채소 과일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과 가장 적은 그룹 사이에선 대장암 발생 위험이 3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도 채소 과일 섭취량이 가장 적은 그룹은 가장 많은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4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하루 채소, 과일 섭취량으로 500g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채소과 과일 섭취를 늘리면 장기적으로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지난 2014년 영국 런던대학교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35세 이상 성인 6만5000명을 대상으로 채소와 과일 섭취 효과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일 채소와 과일을 560g이상 섭취할 경우 질병에 의한 조기사망률이 42%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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